[이경주 칼럼] ‘스마트홈’ 한국이 주도해야
오래전부터 ‘홈 자동화’를 새로운 시장으로 육성시키려고 많은 업체가 노력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통신 기능이 작용한 ‘홈오토메이션’은 실내 온도조절, 방범과 도어 개폐 및 비디오 도어폰 등 단순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발전됐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의 대표사업 군으로 스마트홈이 급부상하고 있다. IoT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서나 밖에서도 가정에 있는 모든 기기를 제어 및 작동할 수 있다. 실내 난방을 원격에서 조절하고 보안 카메라를 원격에서 작동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영상내용도 저장, 편집도 가능하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 방문자가 방문하게 되면 원격지에서 스마트 기기를 통해 대화를 하거나 문도 열어줄 수 있다. 집안에 있는 거울 등에 유무선 인터넷 기능을 내장시켜 각종 정보를 살피거나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내용물의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 6월 8일 애플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조명/온도조절, 보안, 동작인식센서 등으로 홈을 제어할 수 있는 홈킷을 차기 운영체제(OS)인 아이오에스(iOS)9에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도 5월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IoT 플랫폼인 브릴로를 공개한바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IoT 플랫폼 회사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했으며 올해는 중소기업체나 개발자들도 IoT 기기를 손쉽게 개발 할 수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 아틱을 선보였다. 여기에 국내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홈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이렇듯 전 세계 글로벌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인터넷 업체 사이에서 스마트홈 시장선점을 위한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스마트홈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많은 기기와 서비스, 콘텐츠 등을 플랫폼에 담아서 풍성한 생태계 조성을 하는 기업이 사업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기업은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주도하려고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플랫폼이 여러 이해 당사자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되고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많은 종류의 기기와 이기종의 소프트웨어(SW)를 가진 기기라도 서로 호환이 잘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런 플랫폼은 구글이 유리할 것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스마트홈과 관련된 기기를 모두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서 스마트홈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 다만 글로벌 기업대비 세계 시장을 이끌고 나갈만한 마케팅과 홍보력에서 뒤질 수 있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는 세밀한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두 번째는 브랜드 선점 전략이다. 시장이 새롭게 부상되는 신사업 분야로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마케팅과 홍보를 잘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은 너무 기술에 몰입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하는 추세이므로 이에 맞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해야 한다.
셋째는 소비자가 원하는 킬러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 기업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딱히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 서비스가 보이지 않는다.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선보인 것처럼 새로운 경험과 감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또한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국내시장을 최고의 테스트 베드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법적 제한이 없는지 기업의 애로사항을 빠르게 해결해 해주는 것이 창조경제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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