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 기술 분야 특허 분쟁 및 거래 동향
* 5월 25일 발행된 오프라인 매거진 <인사이트세미콘>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몇 년간 법적 또는 행정 기관에서 진행된 특허 개정이나 판례법에 영향으로 특허 가치는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로열티를 내는 기업들은 꾸준하게 값을 깎으려 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이에 따라 특허 라이선스 거래를 거부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트렌드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특허를 가진 기업들은 특허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제제 방식을 확대하거나, 제제를 위해 사설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조금 더 세분화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예컨대 전체 포트폴리오 라이선스가 아닌, 일부를 라이선스하는 방법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규모 특허 거래, 예년 대비 적어
지난해 대규모 기술 특허 거래는 예년 대비 적었다. AST, IPOfferings, ROL그룹과 같은 특허 분야 소식통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전체 특허 거래량은 유의미한 양적 성장(50% 이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거래는 대부분 규모가 작았으며 이 가운데 일부만이 낮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칩웍스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기업들은 잉여의 특허 자원으로 수입을 창출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특허를 팔아버리는 방식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특허에 대한 제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므로 가치 있는 특허만이 시장에 나올 것이다. 아울러 가격 인하 압박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4년 몇몇 일본 기업은 소유하고 있는 특허 자원을 비판적(보유할 필요가 없다는)으로 보기 시작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파나소닉은 2014년 상반기 IP-Bridge (857개), Wi-Lan, Inventergy(500개 이하), SISVEL, Optis(169개), Rakuten 등의 업체로 특허 이전 등 10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AST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해 상반기 최대 특허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특허 판매로 거둔 매출액 발표는 없었지만 과거의 사례를 비춰보면 일단 적은 금액을 미리 지불하고 추후 라이선스 비용이 뒤따르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 거래 금액을 다 합해도 파나소닉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으나 보수적인 회사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특허 자원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4년 미국 주요 특허 분쟁의 영향
앨리스(Alice)와 CLS은행 간의 분쟁은 특허 정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추상적 아이디어’를 컴퓨터 시스템에 연계한 것에 불과한 소프트웨어 발명은 특허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하며 양사 특허 분쟁에서 CLS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의 출원 또는 인정 여부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특허를 주장하는 측의 승소는 더 어려워졌다. 앨리스 판결 이후, 미국 특허법 101조에 근거해 특허를 무효화하는 지역 법원 결정이 32개나 있었으며 이 가운데 3개의 케이스만이 인정됐다. 소프트웨어 특허와 관련된 분쟁을 벌인다면, 반드시 특허법 101조를 미리 검토해야 할 것이다. 비록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앨리스사 관련 판결 이후 2015년에는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를 판매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옥테인 피트니트(Octane Fitness) 케이스가 수수료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 큰 기업들은 대처가 가능하지만, 특허권 행사 전문기업(Patent Assertion Entities, PAE)이든 사업을 운영 중인 기업이든 소규모 업체라면 잠재적인 수수료 변동에 대해 우려가 될 것이고, 금전적 담보 없이는 소송 제기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규모가 작고 자원이 부족한 기업들은 자사의 특허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이것은 더 큰 PAE로의 판매나 양도의 형태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보험이나 IP 담보 대출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나, 너무나 큰 비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경우에는 현실성이 없을 것이다. 이는 작은 기업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큰 기업들은 평소와 다름이 없으며 자원이 풍부한 PAE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014년도에 손해배상은 감소했고 2015년도에도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버넷X(Virnetx)와 시스코(Cisco) 케이스가 대규모 손해배상의 한 예로서, 미국연방순회항소법원은 항소 중 손해배상 근거로 최소 판매 가능 유닛을 쓰지 않는다는 내용에 근거해서 3억68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를 무효화 했다. 에릭슨과 D-링크(D-Link)의 경우 최소 판매 가능 유닛의 접근방식이 분명했으므로 배분이 받아들여졌다.
모토로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은 여전히 미국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심리중이다. 이 케이스는 표준핵심특허(SEP)의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다.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의무사항은 표준핵심특허를 점차적으로 무력화시킬 것이다. 기능핵심특허(FEP) 중 표준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특허로 방향선회가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
지난 몇 달간 IEEE-SA(산업 기반 표준 개발 기구)가 발표한 것을 보면 FRAND 의무사항에 대한 내부적 특허 정책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SEP 가치를 제한하는 강력한 법원의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표준 개발 기구나 법원에서 이러한 이슈에 대한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렉추얼 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와 시만텍(Symantec) 경우 4년의 소송 끝에 시만텍이 17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런 결과가 더 빈번하게 생길 것이다. 1700만달러는 겨우 소송비를 감당할 정도라 할 수 있는데 이 케이스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법원은 대규모의 라이선싱이나 크로스 라이선싱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지 않다.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수 만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일반적으로 한 소송에 5개 이상의 특허를 고려하지 않는다.
과거 미국에선 주요 특허 몇 개에 대한 소송이 주를 이뤘다.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 라이선싱 협상에서 압력을 가하기 위한 본보기 싸움과 같은 것이었다. 4년간의 전투 끝에 나온 1700만 달러의 판결은 시만텍에 그렇게 큰 위험요소가 아니다. 아울러 전 세계 크로스 라이선싱 협상에서도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받기위한 압력 수단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판결들은 기업들이 더 나은 조건으로 라이선싱을 하기 위해 거래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기업들은 라이선싱 규모를 합리화하기 위해 더 큰 다중 케이스, 다수 국가 소송을 쫓을 가능성이 있다. 애플과 삼성의 소송이 이런 형태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IPR에 따른 특허 시장 변화
도켓 네비게이터(Docket Navigator)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미국 지방 법원의 소송 제기 건수는 5020으로 전년(6107건) 대비 18% 감소했으며 2013년 대비 월별 건수는 40% 하락했다. 배심원 평결에서 특허를 인정받는 경우는 줄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단계까지 가면 대부분 특허가 인정됐다. 피고 입장에서 조기에 합의를 해도 인센티브가 없으므로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상호 합의에 이르기 전에 특허 무효 절차 중 하나인 당사자계재심사(Inter partes Review, IPR)을 신청하거나 마크맨 히어링(Markman Hearing, 법원이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특허 청구항의 해석을 확정하는 과정)을 통해 꼼꼼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허 재심사를 실시하는 특허심판부(Patent Trial and Appeal Board, PTAB)에 제출된 IPR건수는 2013년 792건에서 2014년 1677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IPR 이의신청은 늘었지만 PTAB를 통과해 지방 법원까지 간 것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금반언(행위자가 일단 특정한 표시를 한 이상 나중에 그 표시를 부정하는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 규정은 법정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잠재적 피고 업체는 IPR에도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PTAB의 까다로운 조사로 인해 2015년에는 IPR 건수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IPR 자경단(自警團, Vigilant)의 등장이다. 특허괴물로부터 기업들을 보호하겠다는 RPX가 대표적 예다. IPR을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최근 아코다 쎄러퓨우딕(Acorda Therapeutics)의 의약품 특허를 상대로 IPR을 제출한 해이먼 캐피탈 매니지먼트(Hayman Capital Management)와 같이 공매도로 돈을 벌려는 주가 투기 업체도 있다. IPR로 위협해 돈을 받거나 라이선스를 양도하는 아이언돔(Iron Dome)과 같은 업체도 있었다.
IPR은 특허 시장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온갖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특허 소유자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선 지난 특허 개혁 이후 특허 시스템의 판도를 바꾸는 변화들이 아직도 진행 중인데, 연내 또 한번 정치적으로 불가피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특허 개혁은 IP 시장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인도의 경우 새 정권인 모디 정권이 새로운 특허 정책을 발표해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유럽 또한 통합특허법원(UPC)이 서서히 진화를 계속하고 있어 주요 특허 관할권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특허 시장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유럽은 미국 중심의 라이선싱과 소송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그 중 독일과 영국을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시장은 더 빨리 형성될 것이다. 자본이 두둑한 PAE들은 이런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라톤(Marathon)의 자회사 TLI 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독일에서 페이스북을 겨냥한 소송을 걸었다.
유럽은 계속 천천히 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특허법원(UPC)은 유럽형 특허 제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나는 UPC가 반드시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정확하게 언제 활동을 시작하게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2015년은 아닐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기업이 중국을 옵션으로 고려했으나 어떤 획기적인 돌파구 없이는 중국이 단시간에 주요 지역으로 부상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법정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특별 IP 법정의 설치를 생각할 수 있으나 2015년에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작년에 가장 놀라웠던 일은 에릭슨이 인도에서 특허를 효과적으로 행사했다는 것이다. 에릭슨은 2013년에 저가형 휴대폰을 인도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마이크로맥스(Micromax)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 2014년 12월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타트업인 샤오미를 피고 목록에 추가해서 빠르게 재미를 봤다.
다른 통신회사도 에릭슨을 따라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예상하기로 이는 인도 특허를 몇 개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에릭슨은 500여개의 인도 특허로 무장이 잘 되어있는 반면 다른 다국적기업은 그 동안 인도에 무관심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고작 100여개의 인도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의 경우 우리가 찾아본 바로는 유효한 인도 특허가 단 한 개다. 지난해를 보면 의약품 부문을 주로 해서 4만6000개의 특허가 인도에서 등록됐는데, 어쩌면 지금이 다국적기업이 인도 특허를 확보해야할 시기일지도 모른다.
통신업체 특허 전쟁은 끝났나?
애플과 삼성이 아직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다른 통신 기업들도 리이선싱 작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에 애플과 에릭슨, 그리고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대규모 공개 라이선스 재계약 및 계약조정분쟁을 벌였다. 샤오미는 새로운 관할권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분명히 소송에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내 다른 휴대전화 업체도 사업을 확장할 시 특허 분쟁을 겪게 될 것이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전화 사업을 넘긴 이후 크로스 라이선스를 이끌 수 있는 힘이 약화됐다. 기존 라이선스의 재계약 시점이 다가온다면 로열티 부담이 늘어날 것을 예상해야 한다. 노키아는 2014년 미국 특허 소송을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 나는 통신 산업 분야가 2015년도에도 계속해서 라이선싱 사업의 중심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통신 산업 외 자동차 산업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라이선싱 분쟁이 예상된다. 예전 자동차산업의 특허 라이선스는 PAE 주도의 소송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이제 차가 가장 크고 복잡한 모바일 기기가 되어감에 따라, 불가결하게 융합이 일어날 것이고 자동자 산업에도 변화된 라이선싱 문화가 생길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격적인 라이선싱에 익숙하지 않아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무선 네트워크,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팅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에도 라이선싱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기술 특허 라이선싱과 특허 소송 산업은 어떤 모습을 띌 것인가? 특허 가치가 계속해서 축소된다면 아래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훈 대표,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주 매각… 상속세 납부 목적, 이면에 불가피한 속사정?
2024-11-15 18:04:20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사회 의장직 내려놓겠다”… 삼성∙보잉 사례 참고했나
2024-11-15 17:19:23[DD퇴근길] 네이버 밴드, 美 MAU 600만 돌파…IT서비스업계, 연말인사 포인트는
2024-11-15 16:53:04비트코인이 불지른 가상화폐 ‘불장’… 금융당국, '이상거래' 모니터링 강화
2024-11-15 1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