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가능성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 결합상품 논란이 뜨겁다. 과거 결합상품은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수년 전 유무선 통신 계열사간 합병이 마무리되고 통신사들이 방송시장(IPTV)에 안착하면서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결합상품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공짜상품과 지배력의 전이 여부다.
공짜상품 논란은 결합시 초고속인터넷 등과 같은 특정 상품을 무료처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 결합상품 판매시 허위, 과장광고를 한 통신사와 주요 케이블TV 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실제 무료가 아닌 유선상품을 이동전화에서 할인된 금액을 포함해 공짜라고 광고하는 행위 등 때문이었다.
결합하는 상품이 많아질수록 할인율은 올라간다. 때로는 할인율 최대 할인율 30%를 웃도는 경품이나 현금이 제공되기도 한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많아 보이지만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데다 해지시 위약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방통위는 사업자간 과열경쟁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정상품의 공짜 제공은 해당 산업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고 소비자의 실제 할인혜택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정상품의 공짜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상품별 동등할인이 적용될지, 상품별 차등 할인 적용이 될지는 앞으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결합상품을 둘러싼 또 하나의 논쟁은 시장지배력의 전이 문제다.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방송 등 특정상품의 경쟁력이 강해 전체 결합상품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이다. 통신상품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초고속인터넷은 KT, 이동전화는 SK텔레콤이 요금인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도 요금인가 사업자 지위에서 벗어났다. 정부로부터 요금을 인가받아야 할 만큼, 시장지배력이 존재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통신시장에서 요금인가 사업자, 즉 시장지배력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사업자는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결합상품 시장에서는 어떨까.
먼저 결합상품 시장에서 핵심상품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최근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점유율 상승을 근거로 SK텔레콤의 무선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무선에서의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은 지난해 25%로 5년간 1.5%p 확대되는데 그쳤다. 지배력 전이가 뚜렷한 것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수치다.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속인터넷 지배력을 바탕으로 방송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케이블TV와 달리 IPTV는 초고속인터넷이 없으면 시청할 수 없다. 즉 초고속인터넷 경쟁력 여부가 방송시장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4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결합상품 가입 시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초고속인터넷(47.4%)를 지목했다. 이동전화(30.3%)보다 높다. 이는 초고속인터넷이 유무선 결합상품 이전 유선 결합상품 군에서 핵심 상품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비스 약정 기간이 3년으로 2년인 이동전화보다 길기 때문에 결합상품 구성시 우선적으로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인터넷+방송 측면에서 보면 KT의 초고속인터넷 점유율과 유료방송 점유율 상관관계는 0.81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다만, KT의 초고속인터넷 및 방송결합 경쟁력이 무선으로 전이됐다고 보기는 역시 힘든 상황이다.
결국, 결합상품 시장에서 각 사별로 경쟁력이 우월한 상품이 점유율 변화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연한 지배력 전이가 존재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 등에서 결합판매 금지나 할인금액에 대한 규제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자칫 결합상품을 통한 소비자 편익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규제를 강화하는 것 보다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MVNO 등을 통해 무선 경쟁력을 키우고 방송상품의 제값받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 결합상품 경쟁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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