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5년 상반기도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 2~3년 전부터 모바일게임이 시장 대세로 자리 잡은 뒤 PC온라인게임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몇몇 온라인게임이 출시됐으나 이렇다 할 주목은 받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넷마블게임즈의 독주가 이어졌다.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0위 앱 가운데 절반은 넷마블 차지다. ‘뮤 오리진’과 ‘갓 오브 하이스쿨’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사례가 나왔지만 넷마블의 시장 지위에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올 초엔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다툼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최대주주인 넥슨이 경영참여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주주제안서를 전달하는 등 엔씨소프트가 구석에 몰리는 양상이었으나 넷마블게임즈가 협상 테이블에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고 전략적 우군임을 자처했다. 또 아이온 등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 하반기 게임시장은 어떨까. 지난 상반기와 비교하면 다양한 변화가 잇따를 전망이다.

우선 제2의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를 꿈꾸는 게임 스타트업들의 코스닥 상장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이드 개발사 액션스퀘어와 넷마블게임즈의 자회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애스커’, ‘블레스’ 등 대형 온라인게임의 출시도 예정돼 있다.

네이버가 하반기 들어 모바일게임 공동 마케팅 제휴 사례를 적극 확대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넷마블의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 두 게임이 ‘위드 네이버’ 공동 마케팅에 힘입어 크게 흥행했다. 네이버와 공동 마케팅 제휴 게임의 지속 흥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1분기 실적,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제쳐…2분기도 과연?=지난 1분기 실적 기준, 넷마블이 엔씨소프트를 뛰어넘었다. 넷마블은 매출 2034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으로 같은 분기 엔씨소프트 매출 1881억원, 영업이익 449억원을 제친 것이다.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을 포함하면 넷마블은 분기 매출 기준 업계 2위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2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3월 출시된 레이븐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고 글로벌 출시된 마블 퓨처파이트 등 2분기 신작 성과도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매출 순위도 이렇다 할 변동이 없다. 지난 1분기 대비 매출 상승이 유력시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이벤트 효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무난한 실적이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에선 2분기 매출 2004억원, 영업이익 639억원을 예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2분기 매출도 넷마블이 엔씨소프트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최대 분기매출은 작년 4분기에 기록한 2351억원이다. 이를 넷마블이 제칠지도 업계 관심사다. 지난 1분기 넷마블 실적에 레이븐 매출만 더해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다.

◆‘넥슨 vs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다툼은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연임을 찬성하는 등 지난 3월 열린 엔씨소프트 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돌발 발언은 없었지만 확고한 경영참여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욱 넥슨코리아 전무는 넷마블과의 지분교환 건을 지적했다. 또 넷마블과의 협업 진행과정과 성과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한경택 넥슨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넷마블 지분교환 건에 더해 윤송이 엔씨웨스트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야구단 운영 등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와 지분거래를 통해 혈맹을 맺은 넷마블도 양사 관계를 ‘전략적 제휴’로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경영 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 발표 간담회 당시에 지분거래가 경영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히고 “엔씨소프트가 한국의 훌륭한 개발사를 넘어서서 글로벌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재 경영진이 잘 진행한다면 현 경영진의 편을 들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분쟁이 내년에 분수령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엔씨소프트 이사회 구성원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대거 만료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김택진 대표와 2017년 3월까지 임기인 이희상 게임사업총괄을 제외하면 나머지 5명 이사 모두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자기편’을 심기 위해선 내년이 적기라고 볼 수 있다.

◆‘넷마블 천하’ 이대로 계속 되나…경쟁사 공세 본격화=넷마블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1위 사업자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은 물론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최고매출 10위 내 5종의 게임을 올렸다.

사실 올 상반기엔 넷마블도 진땀을 빼는 순간이 있었다. 웹젠의 ‘뮤 오리진’이 폭발적인 흥행을 일구면서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넷마블이 2위로 밀렸다. 당시 넷마블은 1위를 되찾기 위해 게임 이벤트와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지금은 넷마블의 레이븐이 1위, 뮤 오리진이 2위를 유지 중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넷마블 천하’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하반기에 뮤 오리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말란 법은 없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업체뿐 아니라 액토즈게임즈, 드래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 중견 업체들도 공세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업체는 최근 ‘마비노기듀얼’과 ‘용사X용사’, ‘천룡팔부’를 출시하는 등 여느 업체보다 활발하게 신작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후 ‘광개토태왕’과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슈퍼판타지워’, ‘도미네이션즈’ 등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마다 무게감이 상당한 타이틀이다. 광개토태왕은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된 첫 모바일 실시간전략게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LoL이 장악한 온라인게임 시장, 활력 되찾을까=올 하반기엔 다수의 대형 온라인게임 출시가 예정돼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가 장악한 온라인게임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가 업계 관심사다.

올 하반기엔 업계 선두그룹인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가 각각 야심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를, 엔씨소프트가 ‘마스터엑스마스터’(MXM)를, 네오위즈게임즈가 ‘블레스’와 ‘애스커’를 연내 선보인다. 모두 자체 개발작이다.

이 중 메이플스토리2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7일 출시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2는 앞선 테스트에서 이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데다 넥슨의 대규모 마케팅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돼 출시(OBT)와 동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네오위즈게임즈의 애스커도 출시를 앞뒀다. 최근 진행된 2차 테스트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1차 테스트 당시 이용자 의견을 대거 반영해 전투를 포함해 콘텐츠 전반의 개편을 거쳐 눈길을 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스’도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이 게임은 MMORPG의 주된 재미요소인 정치 시스템과 길드·국가 간 세력전 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에서 막바지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게임 스타트업들, 코스닥 상장 러시=올 하반기엔 게임 스타트업들의 코스닥 상장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상장을 예고한 게임사만 5곳으로 이 중 3개사가 올 하반기 코스닥 입성이 유력시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에 가까이 다가선 업체는 ‘블레이드’로 유명한 액션스퀘어(대표 김재영)다. 얼마 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액션스퀘어는 지난해 매출 162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달성했다. 블레이드는 누적매출만 1300억원을 돌파한 대형 흥행작이다. 이 회사는 3분기 텐센트를 통해 블레이드의 중국 진출도 예정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자회사 넷마블몬스터(대표 김건)와 넷마블엔투(대표 최정호), 넷마블넥서스(대표 정현호, 배봉건) 3곳도 코스닥 입성을 예고했다. 올 하반기엔 몬스터길들이기 등을 개발한 넷마블몬스터와 모두의마블 개발사 넷마블엔투의 상장이 예상된다. 모두의마블은 글로벌 매출 4000억원을 돌파, 최대 모바일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한 상태다. 두 회사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앞두고 있다.

‘디앱스게임즈’로 이름을 알린 인크로스(대표 이재원)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디앱스게임즈는 이 회사의 자체 글로벌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브랜드다. 현재 인크로스는 3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게임 개발사 네트워크를 보유, 이를 통해 글로벌 퍼블리싱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레전드오브갓’과 ‘워밸리’, ‘나를 따르라’ 등이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