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도·다음카카오=메신저’…택시 서비스 상반된 전략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지도 앱을 통해 택시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다음카카오와의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서비스 구현 방법은 두 업체가 큰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지도에,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에 각각 덧붙인 형태다. 카카오택시가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유치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6월 26일부터 네이버지도에 ‘택시 호출 기능’을 추가했다. 아직 베타버전이라 안정화된 상태는 아니다. 이용자가 찾고자하는 장소의 위치 정보 외에도 건물, 지역의 범위까지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적도, 항공뷰, 주변 검색, 복잡한 지하상가 등의 실내지도를 제공한다. 여기에 이동경로, 교통수단별 실시간 도착정보, 예상소요시간 등 장소를 검색한 이후 목적별로 필요한 다음 단계의 정보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도앱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차량 정보는 물론 실시간 이동경로를 지인에게 전송하는 안심귀가 기능도 맛볼 수 있다. 따로 지도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모바일웹 환경에서 최대 2시간까지 택시 탑승자의 실시간 이동위치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네이버지도의 택시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교통안전공단의 ‘전국 콜택시 1333’을 통해 제공된다. 제휴된 지역별 콜택시 위치와 승차 정보 등을 통합·연계해 사용자의 위치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택시를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 인천, 대전, 대구를 지원하며 이후 부산, 광주, 이달 말에는 울산으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고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택시를 선보인 다음카카오의 경우 빠른 속도로 세를 넓히고 있다. 6월 29일 기준으로 가입자 200만명, 기사 회원 9만명, 누적 호출 수 300만회, 일 호출 수 10만회를 기록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카카오택시의 시장점유율은 앱택시(카카오택시, T맵택시, 이지택시, 리모택시) 가운데 92%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시한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초반기세가 상당하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택시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전국 콜택시 1333의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중소규모 콜택시 업체나 택시 기사가 네이버지도 택시 서비스를 위해서 별도로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모객 채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부가 운영한다는 점에서 안정감도 있다. 하지만 전국 콜택시 사업자 가운데 불과 50여개만 참여한 상황이고 홍보가 덜 된 탓에 인지도 측면에서는 카카오택시와 아직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카카오택시의 경우 어느 정도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이고 고급택시 서비스도 준비하는 등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상태다. 고급택시에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핀테크 결제 시스템이 접목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네이버가 택시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있어 특별한 자원을 들이지 않았고 고급택시가 얼마나 수익원으로 가치를 높이느냐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가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이도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에서 네이버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아직은 베타버전이지만 네이버가 택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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