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계 가동률 확대… 중국 독일 한국 3파전

한주엽

* 6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지난해 폴리실리콘의 연간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2010년 이후 무려 4년만의 상승이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 역시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턴 다시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겠지만 그 폭은 예년 대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태양광 발전 수요는 앞으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선두권 그룹에 속한 업체들은 후발 업체들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으므로 실적 개선세는 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태양광 부품 산업은 크게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 셀-모듈로 나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셀과 반도체의 원재료다. 가스화 공정 및 실리콘 석출 공정으로 규석(SiO2)을 정제, 고순도로 만든 것이 바로 폴리실리콘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 최상단에 위치한다.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공장 감가상각비와 전기요금이 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업체가 원가 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셀에는 순도 6N 이상의 폴리실리콘을, 반도체용으로는 이보다 높은 11N 이상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한다. N(Nines)이란 순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9의 개수를 의미한다. 예컨대 6N은 99.9999%의 순도를 가진 제품이다. 높은 효율의 태양광 셀을 만들려면 9N 이상의 고순도 제품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인 OCI의 경우 10N 과 11N 수준의 폴리실리콘을 상업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30만245톤으로 전년 대비 25.7% 증가했다.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이유는 세계 각국의 태양광 발전 수요 확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장기간 공급과잉을 이유로 증설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평균판매가격(ASP, 스팟시장 및 고정거래가 합산 평균)은 2013년 2분기 kg당 20.63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3분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 작년 내내 kg당 21달러를 웃도는 가격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의 연간 ASP가 전년 대비 상승한 한 것은 태양광 수요가 반짝 상승했던 2010년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의 실적 역시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인 OCI의 경우 지난해 매출 3조1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에도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 흐름을 이어나갔다.

상위권 업체들의 증설 움직임

폴리실리콘 업계는 생산 능력과 점유율을 기준으로 선두그룹과 2위 그룹으로 나뉜다. 선두그룹의 연간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1만톤 이상인 업체들로 중국 GCL폴리, 독일 바커(Wacker), 한국 OCI, 미국 헴록(Hemlock), 노르웨이 REC(Renewable Energy Corp) 실리콘, 중국 신장(Xinjiang) TBEA 폴리실리콘 등이 있다. 지난해 GCL폴리는 6만6850톤의 폴리실리콘을 출하해 22.3%의 점유율로 2년째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GCL폴리에 이어 바커 5만50톤(16.7%), OCI 4만320톤(13.4%), 헴록 3만1800톤(10.6%), REC실리콘 1만8718톤(6.2%), 신장 TBEA 폴리실리콘 1만8275톤(6.1%)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선두그룹은 원가 경쟁력이 후발 업체들 대비 우월하므로 공장 가동률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폴리실리콘 업계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83%였던 데 비해 선두그룹에 속한 업체들의 가동률은 96%로 높았다. 한편 10위권 내에 든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생산량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 수준이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주요 업체들은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CL폴리의 경우 폴리실리콘에 이어 웨이퍼 생산까지 가능한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로 지난해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만5000톤이나 늘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태양광용 웨이퍼 출하량 역시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업체인 바커 역시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신규 폴리실리콘 공장을 올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이 공장의 총 생산 여력은 2만톤 규모로 내년 완전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3위 업체인 한국 OCI는 최근 특수가스 전문 자회사인 OCI머티리얼즈의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했다. 지분을 매각하고 얻은 자금은 폴리실리콘 증설 등에 활용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후발 업체들도 시황 호조를 확인하고 신규 증설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국 헴록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대중국 수출시 상당한 관세를 물게된 탓에 사업을 축소 중이다. 실적 악화로 생산량을 줄여왔던 차이나실리콘의 경우 지난해 시황 호조로 전년 대비 8000톤 이상 생산량을 늘렸다.

폴리실리콘 ASP는 지난해 반짝 상승 후 올해부턴 다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하락폭은 예년 대비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선두권 그룹에 속한 업체들의 실적 역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한주엽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