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솔루션

글로벌 IT기업 각축장 ‘디지털 마케팅’…주도권은 누가?

백지영

어도비-오라클-IBM-SAP 4파전 양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고객 구매 행위를 분석해 개인화된 마케팅을 제공하는 ‘디지털 마케팅’분야가 글로벌 IT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기반 기술을 두고 경쟁을 펼쳐왔던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최근에는 기업들의 매출과 직접 연관되는 마케팅 분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물론 기존에도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많았지만 대부분이 특정 영역의 기능을 제공하는 소규모 업체들이었다. 최근 이들이 오라클과 같은 대형 IT기업들에 흡수되면서 마케팅은 물론 영업이나 구매까지 연계되는 엔드-투-엔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로 잘 알려진 어도비를 포함해 오라클과 IBM, SAP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웹 분석업체 옴니추어를 인수하며 사실상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어도비는 콘텐츠의 제작과 배포 분야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까지 연계시키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 제작 및 배포를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을 모두 갖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어도비는 옴니추어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페이스북용 광고 SW 업체인 에피션트 프론티어와 비디오 광고 솔루션 업체 오디튜드, 온-오프라인 캠페인 관리 업체 네오레인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제일기획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오라클 역시 지난 몇 년 간 데이터로직스와 엘로콰, 블루카이, 리스폰시스, 컨펜디움 등 디지털마케팅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이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오라클은 고객경험(CX) 클라우드라는 브랜드 안에 디지털마케팅을 서비스로서의 SW(SaaS)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오라클은 크로스 채널, 소셜, 모바일을 콘텐츠 마케팅 솔루션 간의 긴밀한 통합은 물론 데이터 관리 플랫폼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간소화돤 마케팅 프로세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IBM 역시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마케팅 솔루션 ‘저니 애널리틱스’와 ‘저니 디자이너’등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페이스북 등 150여개 업체와의 에코시스템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IBM은 지난 몇 년 간 실버팝과 티리프, 유니카, 코어메트릭스, 엑스티파이 등을 인수하면서 자체 역량을 키워왔지만 최근 들어선 페이스북과 같은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에코시스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사의 데이터 분석 역량과 페이스북 광고 서비스를 결합해 14억4000만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별 맞춤 마케팅을 구현해 1인 소비자의 선호에 기반한 정확한 상품 정보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IBM 측은 “포춘 500대 유통기업 가운데, IBM의 웹스피어 커머스를 통해 이뤄진 매출액이 650억달러 이상이었다”며 “이는 오라클이나 SAP 등 경쟁사 플랫폼을 통한 것보다 많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SAP는 2013년 인수한 하이브리스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스는 고객관계 및 커머스(CEC) 포트폴리오의 중심 축으로 SAP ERP 솔루션과 통합돼 기업 업무의 프론트 및 백엔드 영역에 걸친 통합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또한 SAP의 인메모리, 클라우드 및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마케팅부터 커머스, 세일즈 및 서비스 등 전천후 분야에서 기업들이 일관된 고객 관계를 제공하도록 돕는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언제 어디서나 일관된 고객 경험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를 충족시키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온라인 고객 서비스나 소셜미디어, 모바일 앱 등 옴니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만큼,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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