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눈치보고…LGU+는 재뿌리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가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IPTV 기능이 내장된 일체형 PC ‘올레 tv 올인원’을 출시했다.
‘올레 tv 올인원’은 인텔 CPU, 128GB SSD를 비롯해 상하좌우 178도의 광시야각이 가능한 27인치 풀HD IPS 패널을 탑재했다. 전형적인 올인원 PC 형태다. 하지만 PC 바탕화면에 설치된 ‘올레 tv’아이콘을 클릭하면 PC에서 IPTV 모드로 바로 전환된다. 제조사는 LG전자다.
이날 KT는 제조사인 LG전자 이상윤 B2B 그룹장을 비롯해 MS코리아 최기영 대표, 인텔코리아 권명숙 대표 등을 초청, 세계 최초 IPTV와 PC 결합제품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올레 tv 올인원’은 같은 시간 LG유플러스의 보도자료에도 등장했다. 동일한 디자인, 스펙에 같은 부가서비스까지 이름과 방송서비스 UI만 다를 뿐 하드웨어는 KT가 선보인 ‘올레 tv 올인원’이었다.
KT와 인텔, MS, LG전자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올레 tv 올인원’이 탄생한 것처럼 포장됐지만 다른 사업자와도 동일한 내용으로 서비스를 준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윤 LG전자 그룹장은 "당분간 KT의 ‘올레 tv 올인원’ 판매 활성화에 올인할 것"이라며 "타사와의 확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도 LG유플러스와의 협력 문제에 대해 거듭 부정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LG전자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중 관련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단말기 가격도 월 6000원으로 책정했다. 출시준비는 거의 마무리된 셈이다.
LG전자는 KT는 물론, LG유플러스와도 관련 제품 출시를 위해 협력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에 글로벌 기업 한국 대표들까지 초청한 자리에서 고객사 KT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와는 가족이지만 IPTV 시장에서는 KT가 절대강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도 이미 사전에 예정됐던 KT 행사 시점에 맞춰 비슷한 자료를 배포해 남의 잔치에 재를 뿌렸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보인다. KT 역시 LG유플러스의 발표로 드러난 과대 세계최초 서비스 포장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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