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OTS 옛말…KT그룹 IPTV-위성 독자생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PTV와 위성방송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호령했던 KT그룹 미디어 전략이 협업에서 각자생존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KT그룹을 유료방송 시장의 선두로 이끄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의 인기가 사그라들며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성장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결합상품인 OTS 가입자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스카이라이프는 3분기에 1만9000명의 가입자가 늘어 총 431만명(OTS 포함)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소폭이나마 가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까지만 해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OTS 가입자는 계속해서 감소추세다. OTS 가입자는 올해 1분기 232만명에서 2분기에는 230만명으로 감소했고 3분기에도 3만3000명이 빠져나갔다. OTS 가입자는 지난해 3분기 23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순증가입자는 대부분 위성방송 단품 가입자다.
OTS는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즉 방송과 방송 결합상품이다. OTS는 거대기업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 지원, 방송간 결합상품, 수익배분, 시장점유율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지만 KT가 유료방송 시장의 선두자리를 굳히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OTS 가입자는 2010년 1분기 15만명에 불과했지만 1년만에 85만명으로 가입자를 늘렸고 이후 매년 50만 가량의 순증을 기록했다.
KT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도 OTS 인기에 힘입어 한동안 상승세를 기록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OTS가 한창 잘나가던 2013년 주가가 4만3000원대를 찍기도 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추세다. 현재 주가는 2만원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OTS 인기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KT의 IPTV 경쟁력이 그만큼 올라갔기 때문이다. KT는 IPTV는 론칭 초기 스포츠 등 채널 부족으로 케이블TV와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OTS를 통해 위성방송의 실시간 채널을 확보하며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유료방송 시장에서 더 이상 채널이슈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합산규제 시행으로 점유율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중복 카운트하던 OTS는 합산규제 논란 이후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로 정리됐다. KT 입장에서는 굳이 비용이 더 들어가고 수익을 자회사와 나눠야 하는 OTS를 적극적으로 밀 필요가 없다. 이제는 KT IPTV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OTS 실적이 주춤하다보니 KT 상승세, KT스카이라이프 하락세 구도도 정착되는 분위기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매분기마다 10만 가량의 순증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7분기 동안 가입자 증가는 9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3분기 위성전용 가입자는 5만3000명이 늘어났지만 OTS가입자는 3만3000명이 이탈했다. 반면, 같은 기간 KT의 IPTV 가입자는 무려 124만명이나 늘어났다. 올해 3분기에도 21만7000명이나 증가했다.
모기업의 약점을 발판으로 급성장한 KT스카이라이프는 모기업의 성장(?)으로 다시 냉혹한 독자생존에 나서게 됐다. 합산규제가 풀리더라도 위성과 IPTV 결합이 새로운 가치를 주지 못하는 한 앞으로 KT그룹 유료방송 사업은 각자 생존의 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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