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패널 재고 문제 대두…국내는 투자 시점 고민
향후 2~3년 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는 양적‧질적 우위를 점하겠지만 이 기간 동안 확실한 준비가 없다면 중국과 동등하거나 열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HS는 서울 양재동에서 개최한 ‘IHS 디스플레이 코리아 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글로벌 TV 업계는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방산업인 패널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TV 업체가 부진하면서 패널 업체에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 여기에 중국의 신규 8세대 공장 가동은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BOE는 충칭 B8을, CEC-판다는 난징 G8을, CSOT는 선전 T2를 지난 2분기부터 가동하고 있다.
IHS디스플레이서치 정윤성 상무는 “BOE가 다음달 10세대 기공식을 개최하고 다른 업체도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2018년에는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이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쌓여가는 재고도 문제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000만대 수준인데 패널 공급량은 2억6000만대로 4000만대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패널 재고를 1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것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값비싼 IT 패널을 TV 패널로 대체하는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패널 재고는 800만대로 예상된다. 결국 이 재고는 그대로 패널 업체가 감수해야 한다.
패널 업체 입장에서 공장(팹) 가동률을 조정하면 안정적으로 재고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원가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 유지가 필요하다. TV나 IT 이외의 다른 애플리케이션, 예컨대 스마트워치와 같은 신규수요를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팹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체하고 가동률을 낮추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부가가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꼽힌다. 현재 메인 플레이어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만 있지만 IFA2015에서 나타난 트렌드처럼 파나소닉, 하이센스, 창홍, 콩카, 스카이워스 등이 대거 OLED TV를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IHS디스플레이서치 박진한 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옥사이드에 대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캐파 위주의 성장 전략이지만 10세대 혹은 OLED 가운데 어디에 투자해야할지도 고민”이라며 “OLED에 무게 중심이 더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조만간 (투자에 대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국내 업체는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거점의 현지 업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지고 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볼륨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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