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VOD 중단, 모두가 손해다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또 다시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 중단이라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케이블TV와 문화방송(MBC)은 VOD 대가협상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TV는 가입자당 대가를 받겠다는 MBC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는 27일 0시부터 케이블TV 가입자는 MBC의 유무료 VOD를 시청할 수 없게 된다. 곧바로 KBS와 SBS도 전선에 동참할 예정이어서 케이블 방송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지상파 3사 VOD를 시청할 수 없게 된다.

한쪽은 콘텐츠 제값받기라며 가격을 올리고, 계약방식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한 쪽은 실제 매출보다 비용이 많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상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간의 콘텐츠 대가 분쟁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년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고 그 때마다 방송중단 위기가 언론을 장식한다. 꾸역꾸역 어떻게든 협상이 타결되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언제든 방송중단이라는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따질 수 없다. 어려워진 살림살이만큼 모두가 절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받고, 깎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방송사업은 성격이 다르다. 공적 책무가 있다. 지상파는 사실상 무료로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VOD는 방송이 아닌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돼있다. 그렇다고 VOD 중단은 방송의 중단이 아닌 것일까. VOD의 현재 성격이 어떻든 간에 서비스 중단은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가치를 훼손시키고 피해의 최종 종착지는 시청자와 이해 당사자인 방송사들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어느 한쪽이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지상파가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면 콘텐츠의 질은 향상될 지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플랫폼이 약해지면 그만큼 시청자는 제대로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 한 쪽이 더 많은 것을 가지면 좋을 것 같지만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한쪽만 살겠다고 먼저 달려나가봐야 결국은 뒤에서 만날 수 밖에 없다. 콘텐츠와 플랫폼이 공존해야 하는 이유다.

모두가 살려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매년 소모전을 펼쳐봐야 모두에게 손해일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연구반에 참여하든지 당장의 계약에 올인할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방송시장에서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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