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미래 산업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필자는 국내중견 기업체중 미래를 책임질만한 월드 클래스 300 기업체의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해 모 대학이 정부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고급 경영자 과정에 강사와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참가하는 중견기업 대부분은 내년 상황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고민이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란 점이다. 비록 지금은 어렵지만 다음에 올 경제 회복기에 대비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한 기업체 임원의 말이 계속해서 머리에 맴돈다.
대부분의 기업이 생존과 성장에 대해 그 어느 해보다 고심하고 있다. 몇 년간 진행된 혹독한 빙하기에 자신 회사만이 유일하게 생존해 지금은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 되었다는 모 태양광 관련 기업체 임원의 말에 존경과 박수를 보냈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오게 된 것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다. 물론 운이 좋았던 측면이 없지 않지만 한국의 조선업, 자동차, 철강, 화학, IT산업이 세계 속에 우뚝 섰던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속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함께 일본 등 기존 선진국 경쟁업체와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결과다.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고민하고, 뛰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일구어 놓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계속해서 기술발전에 의해 진화하고 소비자의 성향도 변화하는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않는 기업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지금은 제4의 산업혁명이라고 일컫는 대 변혁기이다. 항공우주, 로봇,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바이오·생명공학, 의료기기, 나노신소재, 빅 데이터, 인공지능, 데이터마이닝, 핀테크, 플랫폼, 전기차, 무인차,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그리드, 3D 프린트, 친환경 등 다양한 새로운 산업이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커가고 있다.
이 대부분을 미국이 막강한 자금력과 최고의 인재를 앞세워 주도해 가고 있다. 향후 이러한 신사업이 어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된 후 뒤늦게 시장에 참여하면 후발업체는 선진기업에게 고율의 특허료를 내야한다. 핵심기술 확보에 혹독한 대가를 치룰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경영형태를 답습하면 안 된다. 기존 사업은 기술혁신으로 중국 등 추격자를 뿌리치고 미래의 신수종 사업에 과감히 투자해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생존차원에서 도전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열강 틈에 끼어있는 형국이지만 위기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이겨낸 저력 있는 민족이다. 비록 내년 경제가 불투명하고 고령화 저 출산, 청년실업, 국가 및 가계부채 증대, 저성장, 세대 간 갈등, 남북대치, 주변국과의 외교마찰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지만 이 모든 사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경제 활성화 밖에 없다. 한국 경제는 기존의 중화학 등 2차 산업 중심에서 한류의 열풍을 기반으로 드라마, 영화, 뮤직, 화장품, 성형 및 의료, 음식, 스포츠 등 과거에는 없었던 3차 산업인 소프트 산업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요즘 대학을 가보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학생뿐만 아니라 유럽지역에서 유학을 온 학생이 우리나라 학생과 수업을 같이 받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로 이루어지는 등 자연스럽게 글로벌 교류가 이루어진다.
이렇듯이 기존 중화학, 철강, IT산업에 커지고 있는 소프트 산업, 미래 신산업들이 잘 조화롭게 발전해 나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생각한다. 재벌위주의 대기업이 앞서고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1인 창업 등 신선한 수혈이 지속돼 풍요롭고 행복한 선진국가로서 세계를 리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쪼록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했으면 한다. 앞으로 2020년까지는 5년 밖에 안 남았다. 다시 신발 끈을 바짝 죄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가자.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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