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바라본 메가 트렌드…융합으로 공존
LG화학이 8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동부팜한농 주식 100%를 5152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승인했다. 이미 채권단이 소유한 50.1%의 지분과 동부그룹 측의 지분 49.9%를 모두 인수하며 오는 3월까지 계약을 최종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는 그동안 추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고부가가치 기초소재는 전방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실적을 올렸다. 배터리는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고 작년 폭스바겐 디젤 사건을 통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보급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014년 미국 역삼투압(RO) 필터 생산업체인 나노H2O를 인수하며 수처리사업에 진출한 이후 충청북도 청주에 공장을 짓고 전 세계 5개국 8곳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단독 공급계약도 따내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최근 석유화학업계는 몸집을 불리면서 경쟁력 확보가 한창이다. 롯데는 삼성SDI 케미컬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의 화학계열사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한화는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을 품에 안았다. LG화학은 연간 매출이 20조가 넘지만 몇 년 동안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이 떨어진다는 것은 성장동력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표면적으로 동부팜한농 인수는 LG화학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석유화학분야의 유기합성 및 분리, 정제 기술과 장치공장 운영 경험을 농화학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화학·제조분야에서의 수익성 확대가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도요타는 2008년부터 파프리카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다른 대기업도 농업에 뛰어든 경우가 적지 않은데, 각 산업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동부팜한농이 포기한 농산물 생산 사업을 재개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당장은 주력사업인 농화학과 유통 사업에 집중하겠지만 LG화학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고려했을 때 얼마든지 고려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일본과 달리 대기업이 농산물 생산까지 관여한다는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버리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농산물 생산은 고려하지 않겠지만 다른 화학 사업과의 연계성을 따져보고 추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농화학 분야는 미래 식량부족 문제 해결의 핵심 분야로서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14년 1000달러 규모에서 2020년 1400억다러 이상으로 연평균 약 6%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위 6개사의 경우 농화학 분야에서 연평균 영업이익 15% 정도의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등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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