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하이얼, GE 가전부문 인수…삼성·LG, 여파는?

윤상호
- 북미 가전 경쟁 심화 전망…삼성·LG, ‘크게 달라질 것 없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중국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하이얼은 GE 브랜드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북미 시장서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크게 달라질 것 없다’는 쪽이 우세하다.

1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이얼의 GE 가전부문 인수에 대해 “지켜봐야할 사안”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췄다.

하이얼은 중국 가전업체다.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해왔다. 하이얼의 북미 가전시장 점유율은 1% 미만. 하지만 GE를 인수하면 월풀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가전시장은 현지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냉장고 세탁기 주방기기 등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선두 업체도 10%대 후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업체 중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정도가 현지업체와 의미 있는 수준의 점유율 다툼을 하고 있다. 하이얼의 GE 인수에 국내 업체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얼의 북미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GE는 다르다. 최근 7~8년 동안 매각을 추진하며 브랜드 충성도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주방기기 쪽에선 여전히 강세”라며 “하이얼과 GE의 통합이 얼마나 시너지가 날지는 면밀히 주목해야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노버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했을 때는 이미 모토로라의 모바일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었지만 GE의 경우 과거에 비해 입지는 줄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다르다”라며 “가전은 브랜드에 대한 동경이 강한 편이어서 쉽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이얼의 GE 인수 영향은 전 세계 시장 관점에선 북미에 국한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중국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GE의 영향력은 북미 외에선 제한적이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북미 외 시장에선 중국 자금이 들어가는 형태로 소비자 인식이 새롭게 될 텐데 아직도 중국 기업 이미지가 좋은 품질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지는 않다”라며 “GE브랜드를 계속 쓰더라도 우선 현지기업 벽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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