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中 ‘스마트 팩토리’시장 열었다…엄청난 잠재력 주목
- 중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 맞물려 스마트 팩토리 관심 고조
- SK주식회사, 중화권 전체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사업 나서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SK주식회사 C&C(이하 SK)가 중국 충칭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글로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플랫폼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주식회사(사장 박정호)는 충칭에서의 스마트 팩토리사업이 성과를 거둘 경우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화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 제조(Made in China) 2025’ 프로젝트를 국가적 아젠다로 설정하면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SK주식회사 C&C는 20일(현지시간) 충칭시 로터스 호텔에서 홍하이 그룹의 IT계열사인 ‘맥스너바(Maxnerva)’와 함께 ‘홍하이 그룹의 중국 충칭 공장 스마트 팩토리 시범 구축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추진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SK주식회사와 홍하이그룹 계열의 팍스콘, 맥스너바측 관계자들 외에 조우칭(周靑) 충칭시 경제기술위원회주임, 린끄엉(林耕) 충칭 경제기술위원회 계통부 대표, 광 지엔(江建) 충칭시 경제기술위원회 계통부 부장 등 충칭시 정부의 경제관련 부처 인사들이 참석해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을 반영했다. 또한 기자간담회장에는 충칭 TV 등 30여개의 중국 매체들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스마트 팩토리, 중국 정부 적극지원” = 이날 조우칭 충칭시 경제기술위원회주임은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제조 2025의 핵심 키워드는 품질혁신과 환경, 구조개혁, 인재중심의 성장이다. 스마트화되고 지능화된 공장 실현을 통해 목표기간동안 원가의 30%를 낮추고, 생산주기를 30% 단축시키며 불량품율을 30% 낮출 계획이다. 이번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통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충칭시는 폭스콘과 오래전부터 협력해왔고 SK하고도 협력을 해왔다.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주식회사에 따르면, 이번 스마트 팩토리 시범사업은 폭스콘 충칭 공장의 프린터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충칭 공장의 24개 생산라인중 1개 라인을 오는 5월까지 스마트 팩토리 모델 라인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를 통해 폭스콘의 프린터 생산라인을 기존 컨베이어 방식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셀(CELL)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혀 인력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셀 방식은 소수의 작업자로 고효율을 달성하는 생산방식으로, SK주식회사는 “셀방식 도입을 위한 조립공정의 혁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패킹(Packing)자동화 시스템 도입, 물류자동화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팩토리 어떻게 구축되나 = 홍하이그룹 계열 제조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구축 사업은 SK주식회사와 IT계열사인 맥스너바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구도다. SK주식회사 입장에선 홍하이 그룹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중국 스마트 팩토리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맥스너바와의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
SK주식회사는 폭스콘에 자체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을 공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기반의 프린터 생산 라인 설계 ▲생산 라인∙장비의 IoT(사물인터넷)화 ▲생산 라인의 스마트 제어 및 로봇기반의 물류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 생산 공정 분석∙진단 ▲SCM(공급망관리)∙ERP시스템 연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SK주식회사는 이와관련 공장내 생산설비와 IoT, 빅데이터가 연계된 최적의 LCS(Line Control System)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뮬레이션 기반의 공장 라인설계에 이어 생산 공정의 스마트 인텔리전트화를 통해 생산 전(全)공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생산 분석∙예측, 설비 고장 및 사고 예방 등을 지능적으로 수행하는 환경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SK주식회사 박종태 상무(SF사업본부장)는 “SK주식회사는 ICT기반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서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에서 총괄 통합자(Total Integrator)로서의 역할을 맡는다”면서 “스마트 팩토리의 설계및 구현과 ERP, 등 기존 레거시 시스템들과의 유연한 연계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본질적으로 제조부분의 ERP(SD, PP, MM), SCM(DP, MP, SRM, 기타(PLM, WMS 등) 모든 레거시시스템들과의 연계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SK주식회사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위해 ERP부문의 SAP, 공장자동화 부문에서는 지멘스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 팩토리의 원활한 운영과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위해선 기존 레거시스템들과의 실시간 연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클라우드 방식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구축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 상무는 스마트 팩토리의 ROI(투자대비효과)에 대해 “2~3년 정도면 투자대비 효과가 달성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SK주식회사와 홍하이그룹측은 스마트 팩토리에 투입되는 초기 투자비용에 대해서는 양측간의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생산성 증대 효과? =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을 경우, 어느 정도의 생산성 증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스마트 팩토리 시범 사업장인 폭스콘 충칭 공장은 주로 프린터와 모니터를 주력으로 위탁생산(OEM)하는 업체다. 공장 근무 인력이 총 2만4000명이며 연매출은 약 2조원 수준이다.
폭스콘 충칭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홍하이 그룹에 따르면, 충칭시 지역이 지난 5년간 인건비 수준이 2배 수준으로 상승했으나 근로자들의 공장 근무 기피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서비스업으로의 인력 유출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제조 공장의 해외이전을 반대했다. 이는 충칭 공장뿐만 아니라 중국내 여타 제조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인건비는 오르는데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공장 이전이 어렵다면 폭스콘 입장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통한 인력 효율화, 시스템화를 구현하는것 외에는 문제 해결의 방법이 없다.
특히 프린터 제조부문의 경우, 공정단계가 복잡하기때문에 스마트 팩토리 시범 대상으로 지목됐다. 홍하이그룹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수작업이 힘든 부분을 중심으로 수작업 스켈줄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하이그룹이 SK주식회사와의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크게 공장자동화 부문과 솔루션 부문으로 구분된다.
먼저, 조립및 자재 반송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1개 공정의 평균 작업시간을 50.7초에서 32.6초로 감소시키고, 반면 1시간당 1인당 생산성은 기존 1.3대에서 1.9대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포장 자동화를 통해서는 작업효율이 기존보다 두배 가까운 9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함께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물류부문에서의 혁신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면 원부자재 가격은 지금보다 평균 71%가 감소하고, 완성품 재고비용은 지금과 비교해 17%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게될 경우 인력절감 효과 등 긍정적인 부분은 비교적 많이 부각되고 강조됐지만 이로인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단순 노동자들의 재배치나 재교육, 숙련공이 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소개는 많이 미흡해 아쉬움을 주었다. 스마트 팩토리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제조업이 직면한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SK - 홍하이그룹 협력, 중화권 ICT시장 공략 확대 = SK주식회사가 홍하이그룹의 계열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성사시킨 배경에는 이전부터 SK와 홍하이그룹간에 맺어진 협업의 고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4년6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C&C(합병전) 주식 4.9%를 홍하이그룹에 매각해 시장의 주목의 받은 바 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SK주식회사가 7대3의 비율로 팍스콘과 합작해 FSK홀딩스라는 합작법인을 홍콩에 설립했다.
넓게보면, 이번 스마트 팩토리 사업은 여전히 잠재력이 풍부한 SK의 중화권 시장 전략 과정에서 생긴 과실(果實)이다.
비록 중국의 경제성장율이 7% 시대를 마감했지만 제조업부문에서의 경쟁력 탈환을 노리는 중국에 맞춰 글로벌 ICT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SK의 의도가 일치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충칭(중국) =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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