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기관리 DNA로 보릿고개 돌파…하반기 정조준(종합)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이수환기자] 긍정적 환율 영향으로 지난 2015년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이어진 4분기에서는 예상대로 쓴맛을 봤다. 연매출 200조원은 넘겼으나 전후방(세트·부품)산업에 모두 영향을 받는 사업 구조에다가 올해 전반적인 IT 수요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작년만큼의 실적은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역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6년은 상반기 매크로(거시) IT 수요의 약세 등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는 세트 성수기와 부품의 전략 제품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으로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15년 3분기 8000억원의 이익을 안겨준 환율은 4분기에 4000억원 손해로 돌아섰다. 미화 1%, 유로화 2.4%, 브라질 레알화 10% 강세 등 멀티플 통화가 악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휴대폰, TV와 같은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가 이어졌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은 2014년 14조5600억원에서 2015년 10조1400억원으로 4조4200억원 감소했다.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9700만대를 나타냈지만 브랜드와 수익성은 판매량 2위 애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선 화웨이 등에 확실히 우위라고 말하기 어렵다.
소비자가전(CE)부문에서 가장 핵심적인 영역을 차지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매출은 2014년 32조4500억원에서 2015년 29조2200억원으로 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CE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18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D램과 액정표시장치(LCD)의 판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낸드플래시에가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D램은 수익성 제고와 함께 20나노 전환 확대로 원가 경쟁력은 어느 정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도 3D 기술을 접목한 V낸드의 램프업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시스템LSI사업부의 경우 파운드리 고객 확대가 쉽지 않고 14나노에서 연말 10나노 양산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어 연구개발(R&D)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정상화가 당장은 어렵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패널(DP)사업부도 찬바람이다.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중국 패널 업체의 공세가 여전한 탓이고 당분간 바뀔 기미가 안 보인다. 유기발광다이오드(LCD)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플렉서블 OLED가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 폴더블 OLED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양산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 대형 OELD도 마찬가지여서 당장 DP사업부의 실적개선은 중소형 OLED에 달려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세트 사업에서 IM부문이 하드웨어 차별화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웨어러블 제품군도 확대할 방침이다. TV는 친환경 퀀텀닷 기술에 사물인터넷(IoT) 허브(Hub)를 적용한 신규 SUHD TV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전반적인 틀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상반기는 내실을 다지고 관리의 삼성 특유의 위기관리 DNA를 최대한으로 발휘해 보릿고개를 넘는 전략이다. 하반기는 세트 사업 성수기 적극 대응과 부품사업의 전략 제품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2015년 시설투자는 총 25조5000억원이며 반도체 14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4조7000억원 등이다. 2016년 시설투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투자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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