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SKT CJ헬로비전 M&A,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해 학계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전 통신시장 및 요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관련기사> SKT-CJH M&A 토론회, “요금인상 우려 존재” vs “결합 요금인하, 세계적 추세”

오후에는 방송 산업 및 공익성, 시청자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은 정윤식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총 10명의 교수들이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반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쟁점사안은 크게 ▲요금인상 여부 및 가입자 전환 ▲지역성 및 공공성 훼손 여부 ▲방송시장 생태계 확산 여부 등으로 요약됐다. 오전 토론과 마찬가지로 인수합병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진영과 신중론이 맞섰다.

M&A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 등장할까=이번 인수합병을 찬성하는 진영은 국내 방송시장도 규모의 경제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곽규태 호남대 교수는 "한미 FTA 등으로 국내 유료방송이 넛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며 "단순히 케이블TV의 퇴출구조를 만드는 인수합병이 아니라 유료방송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력강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도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글로벌 추세, 시대성에 부응한다"며 "이번 인수합병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유통플랫폼 확대하는 계획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콘텐츠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플랫폼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케이블) 플랫폼을 가져와서 어떻게 미국 플랫폼하게 싸울 수 있다는 것이냐"며 "규모의 경제를 얘기하지만 투자를 적게 해서 많은 이익을 거두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요금인상, 채널차별 현실화될까?=인수합병으로 인한 지배력 확대, 또 이로 인한 방송 요금상승, 채널차별, 고용축소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거대화된 플랫폼 사업자는 콘텐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향후 공정위 심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도 "이윤을 늘리려면 가격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이번 인수합병으로 투자축소, 서비스 품질 저하, 고용축소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이 독과점 되면 당연히 가격이 상승되고 투자는 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플랫폼을 대기업이 장악하면 피해가 중소 PP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SK와 CJ가 전략적으로 협력할 경우 수직적 독과점 현상이 나타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남재현 고려대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 가격을 5% 올리면 사업자를 바꾸는 비중이 30%에 달한다"며 "각 권역에서 타 IPTV와 경쟁하는데 가격을 올릴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도 "대체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PP 협상력 약화에 대해서도 "오히려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 지상파 등과의 균형 있는 협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중소PP의 경우 현재에도 배분율이 존재하는 만큼, 규제기관이 사후 관리만 잘해도 문제발생 소지는 적다는 것이 인수합병 찬성측의 주장이다.

◆지역채널, 공공성 훼손…왜 SK만 차별?=오후 토론 최대 쟁점사안은 방송의 공공성, 지역성 등이었다. 대기업 SK텔레콤이 지역방송인 케이블TV를 소유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최진봉 교수는 "방송산업은 여론 형성이나 공공성, 지역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며 "방송은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야지 망할 것 같으니 합병해줘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지역채널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선거방송 등 지역에서의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곽규태 교수는 "CJ나 태광, 현대도 대기업인데 SK만 옭아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 SK가 지역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별도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케이블TV의 M&A가 추진 때마다 지역채널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번에 정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도 "여론 형성을 얘기하는데 지역채널이 그렇게 영향력이 있다면 서로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역채널은 서로 안할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맞섰다.

신중한 검토에는 공감대…그렇다고 무한정 늘릴 수야=정부의 신중하고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는데에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동원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할 수 있겠지만 너무 빠른 변화속에서 정책방향도 없이 인수합병 논의가 밀려가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교수들은 통합방송법 제정 등 필요하다면 수년에 걸쳐 충분히 검토한 후 진행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재호 교수는 "M&A는 정부가 떠민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시기가 있는데 꼼꼼히 한다고 수년에 걸쳐서 하는 것은 무책임한 만큼, 시기적으로 실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SK에 대한 책임성 강화 주문도 이어졌다. 그간 방송통신 업게의 대형 M&A때 제시됐던 인가조건 등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장원 대구카톨릭대 교수는 "SKT는 명확하게 일자리 창출, 콘텐츠 재생산 등과 관련해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대한 명확히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이달 말 다시 한 번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통신업계 이해당사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해 다시 한번 인수합병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