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손바닥 위의 프로젝터…MEMS 반도체가 핵심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소니의 ‘MP-CL1’라는 모바일 프로젝터 또는 피코 프로젝터로 더 많이 알려진 기기를 분석했다. 길이가 6인치에 못 미치고 너비는 3인치, 두께는 0.5인치에 불과하며(145× 77×13mm) 무게는 210g인 콤팩트 기기다. 이런 크기라면 아주 작은 가방이나 셔츠 주머니에도 들어갈 만하다.

이 제품은 16:9 화면비율과 1920×720(HD) 해상도를 지원하며 명암비 8만:1에 풀컬러 팔레트, 32루멘의 레이저 출력이 가능하다.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어두운 방에서 40인치 크기의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HDMI, USB, 무선랜(IEEE 802.11 a/b/g/n)을 지원하며 아마존 등에서 350달러 (약 4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간단하게 사양을 살폈으니 이제 내부를 보기로 하자. 꽤 탄탄한 알루미늄 섀시를 쓰고 있고 배터리는 소니에 따르면 비상시에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고 한다. 프로젝터 부품은 배터리 옆에 위치해 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프로젝터 엔진이 비스듬하게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젝터유닛은 마이크로비전의 제품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비전은 ‘PicoP 디스플레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빨강·파랑·초록색의 빛을 조합해 풀컬러를 구현하는 레이저 빔 스캐닝(LBS) 방식을 사용한다. 특허 받은 미세전자제어기술(MEMS) 스캐너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든다. LBS 엔진을 사용하는 다른 피코프로젝터로는 셀루온의 ‘피코-프로’와 샤프전자의 로봇형 스마트폰 ‘로보혼’이 있다.

유닛을 뒤집어서 전면을 보면 MEMS를 확인할 수 있다. 플랙스 테이프에 연결되는 케이블 오른편에 위치해 있고 중앙부에는 MEMS 유닛의 마이크로미러(미세 거울)이 자리 잡았다. 미세 거울은 타원형의 코일 안에 위치해 있고 가느다란 마이크로 케이블을 이용해서 측면으로 매달려 있다. 타원형 코일 안에 거의 원형에 가까운 미러가 조금 더 두꺼운 토션바에 의해 수직으로 매달려 있다. 이 두 개의 축에 의해 미세 거울이 가로세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며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한 래스터 패턴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비전의 도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세 개의 레이저의 밝기와 타이밍을 조절하여 색상 조절을 하고 있다. MEMS 유닛은 꽤 크기가 있는 부품이다. 4.5×7.5mm 정도이며 미세 거울은 1.1× 1.2mm이다. 눈 여겨 볼만한 다른 기능이 상단 오른쪽 코너에 숨겨져 있다. 바로 여기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찾아 볼 수 있다. 마이크로비전 모듈을 장착하기 위한 MEMS 다이를 공급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근에 두 번째로 우리 눈에 띈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미세 거울이 적용된 제품이다. 지난 7월 인텔의 리얼센스 카메라에 대해 글을 게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두 제품이 차이가 있다면, 리얼센스용 MEMS는 단방향으로 스캔을 하는 정전 방식 스캐닝이고 마이크로비전은 축이 두개인 전자식 스캐닝이라는 점이다.

빗살무늬 구조물이 정전 시그널을 변환해 축을 뒤틀게 되는데 거울 디스크의 양 측면에 위치해 있다. 소니 프로젝터의 두 개 축 거울을 자세히 살피면 코일이 타원형 실리콘 기판 전면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뒤편에는 또 다른 전자 몰딩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정교한 MEMS 디자인이라 할 수 있으며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디지털 광학 프로세싱(DLP)을 적용한 프로젝터와 다른 구조다. DLP 프로젝터는 직렬의 개별 미세 거울을 이용해서 디스플레이 픽셀을 만든다.

피코 프로젝터의 잠재성 면에서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는 3년간 33%의 연평균 성장률을 예측했다. 이는 액정실리콘(LCoS), DLP, LBS, 홀로그래픽 레이저 프로젝션(HLP) 등 여러 상이한 기술을 포함한 것이다. LBS가 시장의 일부이긴 하지만 미세 거울 비즈니스 전반에 좋은 소식이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한 축을 맡을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딕제임스 칩웍스 연구원, 김영심 칩웍스코리아 이사> yskim@chipwor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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