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주차 단속 대신 공유하는 도시…서울, 디지털로 체질 바꾼다

최민지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 “IoT 시범지역 6곳, 내달 선정”

-‘서울 디지털서밋 2016’ 후속조치 진행…공공와이파이 확대로 통신비↓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서울시에 디지털이 왜 중요하냐고요? 디지털은 근본적인 체질의 변화를 뜻합니다. IT 기술로 정보 공유를 통해 주차장을 함께 쓸 수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주차 단속에서 공유로 문화가 바뀝니다. 디지털이 이를 가능케 하는 촉매죠.”

서울시가 글로벌 디지털수도를 외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첨단도시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화전략을 담당하는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사진>을 만나 서울이 꿈꾸는 디지털수도의 모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최영훈 정보기획관(국장)은 디지털기술을 통해 도시의 문화 자체가 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통신기술(ICT) 아래 정밀화된 도시계획을 세워 시민들의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주차문제의 경우, 서울시는 고질적인 주차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주차단속을 매일 해야 하는데, 이는 시와 시민 모두에게 불편한 사항이다. 만약, 서울시 내 모든 주차 가능 구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단속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대신 주차공유라는 문화만 남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가 디지털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국장은 “서울시는 UN의 전자정부 평가에서 전세계 지방정부 중 1위를 6연속 받아 12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라며 “최종적으로 그리는 서울시의 그림은 전세계 디지털 관련 최신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고 상용화돼,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도시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공와이파이 확대, 통신비·관광객 모두 잡는다=최 국장은 서울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수도 구현을 위해 공공와이파이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디지털을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자, 통신비 절감까지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국장은 “지하철과 버스 등 서울시 전역에서 무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2020년 1만개가량의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할 것”이라며 “무료 공공와이파이가 늘어나면, 저가 요금제를 사용해도 돼 통신비를 줄일 수 있고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월 공공청사와 공공시설 등에서 개방하지 않았던 2000여개 와이파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 국장은 와이파이 품질 향상을 위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품질평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 국장은 “시민들이 참여해 와이파이 품질을 공유할 수 있는 측정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와이파이 속도나 품질 등을 측정할 수 있지만, 시민참여를 통하면 투입되는 세금을 줄일 수 있어 절감된 예산으로 와이파이를 하나라도 더 구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언했다.

또, 최 국장은 서울시 전역에 공공와이파이가 늘어날수록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바이두·텐센트 등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 최 국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와이파이를 찾는 것을 봤다”며 “다음 관광지 정보를 검색하고 찍은 사진들을 업로드하려고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만 많아져도 관광객들의 만족감은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바이두 포털을 통해 우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하철 역사 내 환승하는 정보 등을 바이두나 텐센트 등과 협력해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IoT 시범단지 6곳 구축, 달라지는 서울=앞서, 서울시는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4605억원을 투입해 ‘서울 디지털기본계획 2020’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하나가 IoT 실증지역 시범사업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북촌에 IoT 시범단지를 구축했으며, 2020년까지 100개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국장은 “올해 주거지역 1곳과 명동 등 관광명소 5곳을 포함, 총 6곳을 IoT 시범단지로 선정할 예정”이라며 “주거지역의 경우, 10여곳의 자치구에서 참여의사를 보내왔으며 내달 중 지역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밀집 지역에서 대두되는 교육 및 안전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oT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구축한 북촌 IoT 시범단지의 경우, 기업들이 참여해 와이파이·센서·비콘 등 기본 인프라를 함께 설치했다. 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고 콘텐츠를 생성했다.

시장실은 문서 없는 디지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장실에 적용된다. 종이 대신 음성·제스처 인식을 통해 스크린으로 시정을 볼 수 있다. 시범운영이 끝나면 시민들이 시정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최 국장은 “시장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후 이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공사장 앞에 가림막을 통해 공사 중이라고 알려주는데, 어떤 곳은 CCTV를 설치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를 활용하면 시민들이 디지털을 통해 공사 현황을 화면으로 알기 쉽게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지난달 열린 ‘서울 디지털서밋 2016’에서 14개 국내외 기업의 제안에 대해 사업화에 착수했다.

카카오를 통해 소규모 제조기업의 판매 창구를 열어주는 방안은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진행 중이며, 시스코가 제시한 IoT 인큐베이션센터 설립안은 구체적인 조건을 두고 조율 중이다. 오라클의 주차 플랫폼은 협의 후 시범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HPE의 고척돔 내 음식주문 서비스는 예산 확보를 통해 내년 사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국장은 “기업들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꾀하려는 니즈를 어떻게 시민들을 위해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업과 시민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투자를 유치하면서 좋은 신기술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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