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넥슨이 200억원 쾌척한 어린이재활병원 가보니
-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오는 28일 개원 앞둬
- 장애어린이 배려한 병원 설계 눈길…수영장 등 다목적시설도 갖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최초로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 오는 28일 개원을 앞뒀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다. 병원명에 넥슨이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개원을 앞두기까지 그만큼 넥슨의 역할이 컸다.
이 병원은 장애어린이의 의료재활은 물론 사회복귀와 자립을 돕는 전인재활시스템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푸르메재단 주도로 건립됐다. 이 병원은 넥슨이 푸르메재단을 도와 수년전부터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으로 병원 건립에 힘썼다. 넥슨이 기부한 돈만 200억원이다. 건립비 440억원 중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일반 기부자(시민들과 유명인 포함), 여러 기업들, 정부(부지 지원)가 힘을 보탰다.
넥슨이 지난 21일 개원에 앞서 기자단을 초청했다. 기자단 모두가 현장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하는 분위기다. 건물과 내부 시설이 새것이고 좋아보여서가 아니다. 건물 곳곳에 장애어린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병원은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소아건강정신과, 치과 등 4개 진료과와 재활치료센터(물리, 작업, 언어치료 등)의 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상 7층, 지하 3층, 입원 병상 91개 규모로 연면적은 1만8557제곱미터(약 5560평)이다. 장애어린이와 청소년 중심, 지역주민까지 하루 500명, 연간 15만명이 이용 가능하다.
이 병원은 각층 로비부터 진료를 앞두고 기다리는 공간, 실제 치료를 받는 진료실까지 내부가 상당히 넓어보였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는 것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치과의 경우 치료용 의자가 7개가 들어가는 공간에도 4개만을 뒀다. 수익성을 따지자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의자 옆쪽 공간엔 휠체어가 들어간다. 장애인을 들어서 치료용 의자로 옮기는 조치까지 생각했다. 자폐 장애인을 위한 전신마취 치과치료 시스템도 갖췄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치료 시스템이다.
병실에 놓인 어린이용 침대는 상당히 크다. 부모와 함께 장애어린가 침대에 누워 자는 것을 감안해 국내에서 나온 어린이용 침대 중 제일 큰 것을 골랐다고 한다. 4인용 병실을 주로 갖췄다. 가족이 같이 들어와 병원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한 대형 병실도 있었다.
소아건강정신과는 장애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장애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상당수가 우울증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건강정신과 로비도 상당히 널찍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자연채광이 들어오도록 건물 중간 천장을 뚫기도 했다. 이 역시 자주 나가기가 힘든 장애어린이들을 배려한 설계다. 건물 7층 식당은 바로 옆이 옥상 정원이다. 외출을 하려면 준비할 것이 많은 가족들을 위해 옥상에 정원을 마련했다.
이밖에 수영장과 문화교실, 직업재활센터, 어린이도서관, 열린예술치료실, 다목적홀 등 다양한 복지시설도 눈에 띈다. 특히 수영장엔 가족샤워실이 있다. 단순히 남녀탈의실을 분리해놓으면 성별이 다른 자녀들을 챙길 수 없는 곤란한 일이 생긴다. 가족샤워실은 이런 부분까지 고민한 결과다. 이처럼 장애어린이들에 대한 배려가 건물 전체의 모든 설계에 반영돼 있다.
이 병원은 넥슨 등 여러 기부자들이 힘을 보태 개원을 앞두고 있다. 어렵게 첫발을 뗐지만 연간 적자가 30억원 가량 예상되는 상황이다. 장애어린이들의 치료와 재활에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병원의 목적이다 보니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낮은 의료보험 수가도 영향을 미쳤다.
푸르메재단 고채춘 실장은 “어린이재활치료 영역은 낮은 의료보험 수가와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환경으로 국내 의료기관들이 병원 건립과 운영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말했다.
넥슨 측은 “앞으로도 장애어린이 재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어린이들의 건강과 교육에 필요하 사업들은 꾸준히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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