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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전략④] LGU+, 기호지세(騎虎之勢)…2.1GHz만? 아니면?

윤상호
- 경매할당 신청 폭 따라 경매전략 전체 변화…주파수 다다익선 유혹과 싸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두 번의 경매에서 LG유플러스는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획득했다. 한 번은 원하는 주파수를 싼 값에 샀지만 한 번은 승부수가 통하지 않아 남은 주파수를 받았다. 이번 경매는 LG유플러스에 유리하게 판이 짜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연 그럴까. LG유플러스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2.1GHz만 보충하겠다는 생각이면 이 관측은 맞다. LG유플러스가 다른 뜻을 품었다면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할당신청 때 할당 받고자 하는 최대 주파수 대역폭을 명시해야 한다. 선택지는 3개. ▲20MHz폭 ▲40MHz폭 ▲60MHz폭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누가 얼마의 주파수 대역을 신청했는지’에 함구하고 있다. 신청 대역부터 전략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LG유플러스가 그렇다. 이번 경매의 특징 중 하나는 ‘활동규칙’이다. 경매 참여자는 입찰 블록이 신청 폭의 절반을 넘어야 한다. 승자 블록이 발생하면 이를 포함 절반에 참여해야한다. 활동규칙을 어기면 입찰포기로 간주된다.

LG유플러스가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원하는 주파수를 최저 비용에 획득하기 위해선 40MHz폭 신청이 ‘플랜A’다. 49라운드까지 이 내용은 숨겨야 한다. ‘C블록(2.1GHz 20MHz폭)’에만 응찰한 뒤 진행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남은 20MHz폭 응찰 시점은 50라운드다. 50라운드에 E블록(2.6GHz 20MHz폭)의 승자가 되면 E블록은 무제한 입찰로 C블록은 E블록 기준 산출한 최대입찰액으로 승부를 보는 방법이다. 50라운드에서 E블록 승자가 돼도 B블록(1.8GHz 20MHz폭) 승자에 비해 증가율이 낮다면 포기해야한다. ‘플랜B’다. 포기치 않으면 C블록도 잃을 수 있다. B블록 승자가 C블록에 LG유플러스보다 높은 금액을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60MHz를 신청했다면 1번의 베팅 찬스는 숨기고 2번의 베팅으로만 경매를 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플랜B처럼 20MHz폭은 버리는 전략이다. 협대역에서 최대한 금액을 올려 C블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플러스 알파를 바래야 한다. 60MHz폭을 다 입찰해 B·C·E블록 조합 또는 D(2.6GHz 40MHz)·E블록 조합을 노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실탄이 충분해야 한다. 실탄이 없으면 A블록(700MHz 40MHz폭)으로 밀려난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

즉 이번 경매는 LG유플러스에겐 ‘주파수 다다익선’이라는 유혹과의 싸움이다. LG유플러스가 C블록과 E블록을 낙찰 받을 경우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와 초광대역LTE 주파수를 확보하게 된다. D블록과 E블록을 가지면 100MHz폭 고속도로 확보다. LTE 속도 경쟁은 끝이다.

그러나 이 유혹에 넘어갈 경우 앞서 언급한 이유 탓에 원했던 주파수 모두를 잃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LTE 주파수 총량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통신 3사 중 가입자 대비 확보 대역이 가장 많다.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점유율은 3위. 경매 전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현황은 재할당 주파수 포함 ▲SK텔레콤 75MHz ▲KT 85MHz ▲LG유플러스 80MHz다. 상대방은 60MHz씩 받고 LG유플러스는 20MHz만 받더라도 경쟁을 이어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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