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바둑 제패한 인공지능, 다음은 전세계 해커와 한 판 승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인공지능(AI)이 해커의 영역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체스 세계 챔피언을 이긴 IBM 딥블루, 제퍼디 퀴즈쇼에서 압승을 거둔 IBM 왓슨,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기를 잡은 구글 알파고를 잇는 새로운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경 열리는 세계 최대 해킹방어대회 ‘데프콘(DEFCON)’에 인공지능도 참여한다. 데프콘은 전세계 내로라하는 해커들이 모여 최고의 자리를 겨루는 최고 권위의 해킹대회다. 지난해에는 데프코(DEFKOR)가 한국팀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거둔 바 있다.

데프콘에 참가하는 인공지능은 대회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미국 국방성의 고등 연구계획국(DARPA)은 첫 인공지능 해커대회인 ‘사이버 그랜드 챌린지’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서 1등을 한 인공지능을 전세계 해커들이 모인 데프콘 본선에 진출키로 한 것이다.

이에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을 고려한 문제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알파고 등의 사례를 보면, 한 종목에 대한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은 사람과 승부를 보게 된다. 특정 게임에 대응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요한 것.

하지만, 데프콘과 같은 해킹대회는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팀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때는 서비스 취약점을 공격해 상대방 서버에 침투해야 하고 상대편은 이를 막아야 한다. 단순히 일정 주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대회에 참여한 인공지능이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제외한 데프콘 본선 진출자는 현재 확정된 상태다.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오른 9개팀을 포함해 국제 해킹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초청된 팀 및 지난해 우승팀 등 총 15여개팀이다.

예선전에서 1등을 한 PPP는 카네기멜론대학의 해킹동아리 출신들이 주축으로 있으며, 최근 코드게이트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2013년과 2014년 데프콘에서 우승까지 했던 명실상부 세계 최고 해커 그룹이다.

사이버 그랜드 챌린지에도 참가하는 쉘피쉬(Shellphish)는 예선 8위에 올라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만약, 쉘피쉬의 인공지능이 사이버 그랜드 챌린지에서 우승을 하면 쉘피쉬는 인공지능 해커 자격으로 데프콘 본선에서 다른 팀들과 겨루게 된다.

지난해 우승팀인 우리나라 데프코도 본선에 진출했다. 데프코는 이정훈 삼성SDS 연구원과 이종호 라온시큐어 연구원, 고려대학교 ‘Cykor’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이종호 연구원은 “지난해 우승한 만큼, 이번에는 즐겁게 하려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고자 한다”며 “인공지능 수준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높지 않고, 특정 종목에서만 구현되고 있다. 알파고도 바둑만 두는 인공지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대결하더라도 해킹방어대회에서 아직까지는 사람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