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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모바일뱅크’ 전쟁 이제부터…KB금융, 농협도 곧 참여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권의 모바일 뱅킹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5월 ‘위비뱅크’로 첫 포문을 연 이후 기업은행의 ‘아이원뱅크’,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부산은행의 ‘썸뱅크’, DGB대구은행의 ‘아이M뱅크’ 등 은행권의 모바일 뱅크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농협은행이 ‘올원뱅크’를, 국민은행이 ‘모든뱅크’ 브랜드로 모바일 뱅크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뱅크 서비스를 오픈,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은행권의 모바일 뱅크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세계적으로도 모바일 뱅크는 이제 성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아직 ‘한방’은 나오지 않아 = 영국의 모바일 뱅크로 주목받았던 ‘아톰뱅크(ATOM BANK)’도 지난 4월에야 애플 ios앱을 출시하는 등 시작에 나선 상황이다. 아톰뱅크는 SME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한편 서비스를 단계적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 상품 및 지속적인 응용 프로그램 기능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이 만든 유럽 최초의 모바일 뱅크인 ‘헬로뱅크’도 이제 출범 3년째에 접어둔 상황이다. 이들 은행 모두 서비스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모바일 은행의 완성형태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정답은 없지만 기존 인터넷 뱅킹과 은행 금융상품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크게 관찰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따라서 ‘혁신’을 키워드로 하는 모바일 뱅크 시장에선 아직까지 크게 ‘한방’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는 모바일 뱅크는 증권사나 보험사 등 금융사의 자회사 형태가 대부분인 미국과 유럽과 달리 은행이 직접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향후 성과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은행들이 모바일 뱅크를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경우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를 또 다시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보안인력 별도 확충 등 운영에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대규모 조직을 갖추고 있는 은행으로선 모바일 뱅크 독립으로 일게 될 노조와의 갈등도 불안한 요소다.

◆모바일 뱅크 특색 ‘제각각’=은행 테두리 안에서 추진되는 국내 모바일 뱅크는 이러한 한계 때문에 오히려 많은 특색을 가지고 있다. 은행권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가 서로 대동소이한 것과 달리 모바일 뱅크는 각 은행마다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모바일 뱅크가 은행권 채널로 일반화될 경우 이러한 특색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지만 출범 초기에 저마다 다른 컨셉을 가지고 서비스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모바일 뱅크를 바라보는 금융그룹마다의 관점이 저마다 다름을 시사한다.

<표>주요 은행들 모바일 뱅크 전략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브랜드

위비뱅크

써니뱅크

원큐뱅크

썸뱅크

아이M뱅크

올원뱅크(8월 출시 예정)

모든뱅크(6월 중 출시예정)

주요

서비스

-위비 모바일 대출

-위비 모바일 페이’

-위비 여행자 보험

-위비 소호 대출

-위비 직장인 모바일 대출

-써니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

-써니 마이카(Synny MyCar) 대출-주거래통장

-하나멤버스 서비스 연계

-간편송금 및 해외 계좌송금 등 연계

-중금리 대출상품(300만원 이내 소액대출, 3천만원 이내 일반대출)

-롯데 L.POINT 자동저축 기능 -간편 송금 -특화카드

-모바일 지점은 오프라인 지점 산하에 있는 모바일 출장소 형태로 운영

농협은행이 구축한 금융 API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방된 플랫폼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업체가 참여해 뱅킹 서비스를 다양화.

모바일 풀뱅킹 서비스와 함께 송금과 환전 등 특정 서비스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병행

차별점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플랫폼 ‘위비클럽’ 등 플랫폼 가입자 확산을 통한 저변확대 노려

디지털뱅킹그룹 조직개편을 통해 써니뱅크 사업부 설치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 진행

롯데그룹과 협력해 유통+은행 모델 선점

설정한 모바일 지점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NH투자증권, NH생명보혐, NH손해보험 등 계열사 상품도 입점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는 캐릭터, 위비톡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의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의 경우 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평균 2개월에 한번씩 지점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서비스와 상품을 위비뱅크를 통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가 위비뱅크의 중심 전략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이 목표한 대로 올해 ‘위비톡’ 가입자를 500만명 정도만 끌어들여도 우리은행은 모바일 뱅크를 독자적인 플랫폼 위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위비클럽이라는 회원 초대 및 클럽 검색, 메뉴 관리 등의 클럽 관리와 사진·파일 게시, 위비톡 대화 등을 연결하는 소셜 플랫폼을 런칭 하는 등 콘텐츠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써니뱅크’의 경우 디지털뱅킹 그룹 내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써니뱅크 사업부가 신설되며 보다 본격적인 서비스 발굴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최근 디지털뱅킹그룹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본부 아래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하고 미래채널본부내 디지털이노베이션(DI)센터와 써니뱅크사업부, 디지털운영부를 신설했다. 이는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크 등 비대면채널에 대한 본격적인 방향성 고민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써니뱅크는 지난 4월 자동차 구매와 관련된 각종 정보 확인과 대출 신청 및 실행이 가능한 ‘No.1 자동차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자동차금융서비스에 나서는 등 특화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kEB하나은행은 캐나다 등 해외에서 먼저 시작한 ‘원큐(1Q)뱅크’ 서비스를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했다. 수취인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원큐뱅크 해외송금 서비스 등으로 무장했다. 특히 원큐뱅크는 캐나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먼저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움직임이다.

오프라인 지점의 도움 없이도 100% 비대면으로 가입과 서비스가 가능한 모바일 뱅크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여기서의 운영 경험을 국내에서도 접목하겠다는 복안이다.

IBK기업은행의 아이원(i-ONE)뱅크는 풀 뱅킹 서비스를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존 IBK 스마트 금융고객과 통합하는 한편 순수 아이원뱅크 가입고객 모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콘텐츠로는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 서비스, 직장인 스마트론, 펌뱅킹 출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비대면채널 혁신 프로젝트’를 현재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기업/개인 인터넷뱅킹 재구축 및 기업스마트뱅킹 대응 개발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아이원뱅크의 고도화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은 오는 7월 모바일 뱅크 ‘올원(ALL-ONE) 뱅크’를 오픈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의 올원뱅크는 앞서 농협은행이 구축한 금융 API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개방된 플랫폼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업체가 참여해 뱅킹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구조다.

올원뱅크는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이체, 간편대출, 송금, 결제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NH투자증권, NH생명보혐, NH손해보험 등 계열사 상품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이 먼저 모바일 뱅크 전략을 구체화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롯데그룹과 같이 협력해 유통과 은행이 결합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출발 다른 은행들, 결과는?=썸뱅크 고객은 부산은행 자동화기기(ATM) 1600여 대와 약 6000여 대의 롯데ATM기기에서 카드 없이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출금을 할 수 있다. 또 롯데그룹의 멤버십 포인트인 ‘L포인트’를 적금으로 자동 적립할 수도 있다. 이는 일본의 인터넷뱅크 중 ‘세븐뱅크’와 같이 편의점과 같은 유통점의 막강한 자동화기기(ATM) 네트워크를 전국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은행으로선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 모바일뱅크인 ‘아이M뱅크’ 서비스를 출범했다. ‘은행 내 은행’을 지향하는 이 서비스는 이용지점을 앱에 설정하면 온·오프란인과 병행해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이M뱅크는 주거래 지점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KB국민은행도 모든뱅크 브랜드로 모바일 뱅크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모바일 뱅크 서비스에 나서게 되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뱅크 전략을 기반으로 하반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의 모바일 뱅크가 새로운 금융고객을 끌어들이기 보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쏠리는 관심을 다시 은행으로 돌리고 최근 금융업의 화두인 디지털 뱅킹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특성상 특별한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나 기술을 하나의 은행이 독점해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각 은행의 모바일 뱅크 서비스는 서로 비슷하게 발전해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출발시점에서 각 은행마다 고유의 색깔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향후 모바일 뱅크의 은행내 역할과 지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발전 및 진화 속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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