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비뱅크’ 1년…우리은행 모바일뱅크 전략은 적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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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우리은행이 모바일은행서비스인 ‘위비뱅크’에 쏟는 정성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26일 오전, 서울 소공로 본점에선 이광구 행장이 직접 참여한 ‘위비뱅크’ 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그런데 e금융서비스 상품 출시일에 맞춰 기념식을 갖는 것은 사실 국내 은행권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단순히 기념식 사진만 찍고 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기념식 내용에도 신경을 많이썼다. 영업점 우수직원으로 구성된 스마트리더 등 은행 임직원 5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 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그만큼 우리은행이 ‘위비뱅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의미다.
◆'디지털뱅크 선도은행' 이미지 강화 의도 =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국내 최초의 모바일전문은행’이라고 표현한다. 기념식까지 별도로 갖는 것은 디지털뱅크 선도은행의 이미지를 굳혀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우리은행이 ‘위비뱅크’를 출시한 이후, 몇개월 뒤 신한은행이 ‘써니뱅크’, KEB하나은행이 캐나다에서 먼저 출시한 ‘1Q뱅크’, 대구은행이 ‘아이엠뱅크’ , 그리고 부산은행이 올해 4월에 ‘썸뱅크’ 등을 내놓았지만 브랜드 인지도측면에선 위비뱅크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위비뱅크의 탄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1주년 기념식에서 이광구 행장은 “위비뱅크는 기존 은행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우리나라 금융계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올 하반기 출시 위비마켓과 우리멤버스제도를 통합한 종합플랫폼 모델을 선보이고, 아울러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모바일 금융과 핀테크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위비뱅크 플랫폼을 앞으로도 꾸준히 확장시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이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낸 ‘하나멤버스’ 등와 같은 서비스를 위비뱅크 플랫폼에도 적극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뱅크 선점효과 중시, 기능확장 지속 =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통해 최초로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해 현재 약 120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직 우리은행 전체 영업구조에서 봤을때 볼륨면에서는 위비뱅크의 규모는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모바일뱅크 시장 경쟁에서 선점효과가 가지는 경제적 효과는 결코 적지않다.
위배뱅크는 대출상품외에도 간편송금, 환전, 보험, 게임, 음악, 위비캐릭터, 모바일메신저 위비톡 등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우리은행측은 고객의 생활과 금융을 아우르는 종합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하여 우리은행은 글로벌 모바일 공통플랫폼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까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홍콩, 일본, 브라질 등 총 8개국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위비뱅크가 순항하는 이유? = 우리은행 ‘위비뱅크’가 지난해 처음 출시됐을때,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적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에 대응하기위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정도로 인식됐으며,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후 몇개월만에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상품을 출시하고, 모바일에 특화된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어느순간 인터넷전문은행의 화려한 기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재평가되면서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모바일뱅크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서비스와 관련한 컨설팅에 참여했던 한 IT업체 대표의 말이다. 그는 “위비뱅크를 주관하는 스마트금융본부의 의사결정이 상당히 빠르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졌다. 이전 내가 알고 있던 우리은행의 보수적인 분위기와는 너무 달라서 의외로 놀랐다”고 말했다.
위비뱅크는 지난해 조재현 부행장(스마트금융본부 총괄)의 주도로 론칭됐다. 실제로 조 부행장은 스마트금융 전략과 관련 이광구 행장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게 은행 안팎의 평가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우리은행은 스마트금융본부를 대폭 확대 개편하고 조재현 본부장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현재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본부는 ICT사업단, 스마트금융부, 핀테크 사업부로 구성된 은행내 핵심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비뱅크 전략, 방향성은 옳은가 = 위비뱅크가 지금까지 성공적인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만한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위비뱅크의 강점이 곧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테면, 위비톡 등 신기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위비뱅크 플랫폼위에 메신저와 SNS 등 기존의 쟁쟁한 전용 서비스들을 점차 대체해 나간다고 할 경우, 우리은행이 과연 어느선까지 기능을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범위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위비톡이 카카오톡을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않기 때문이다. 확장형 통합플랫폼 전략이 가진 위험한 속성이다.
따라서 위비뱅크의 본질이 결국은 은행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칫 본질을 벗어날 수 있는 기능의 확장 전략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이런 고민은 어쩌면 모바일뱅크 전략을 확장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에도 향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의 주요 주주로도 참여하고 있다. 내년 1분기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초기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결국 위비뱅크와 같은 모바일은행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전략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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