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CJ헬로비전, “공정위 M&A 불허, 납득 불가 최악 결과”

윤상호
- 현 정부 정책기조와 배치…늑장심사 끝 불허로 회사 생존 위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CJ헬로비전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해 불허 의견을 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가 현 정부 정책기조와 세계적 추세와 맞지 않는 잣대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했다.

5일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CJ헬로비전-SK텔레콤 인수합병 불허> 의견에 대한 CJ헬로비전 입장’을 발표했다.

CJ헬로비전의 대주주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키로 결정하고 정부의 심사를 받아왔다. 공정위는 작년 12월부터 7개월 여에 걸쳐 이 문제를 심사했다. 지난 4일 해당 업체에 발송한 심사보고서를 통해 주식 취득 및 합병 불허 통보를 했다.

CJ헬로비전은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결정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내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산업 내 선제적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해 더 큰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공정경쟁 저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CJ헬로비전은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1위인 KT(29.4%)가 2위 CJ헬로비전(14.8%) 보다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거대 독점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양사 가입자를 합해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라며 “공정위가 말하는 ‘권역별 시장점유율 합산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은 이미 인터넷방송(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도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넷플릭스, 애플TV,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는 방송통신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매우 구태한 잣대며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산업의 규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꼬집었다.

공정위가 7개월여 동안 판단을 미뤄 생긴 부작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는 ‘늑장심사 끝 불허’로 해당 조직과 종사자를 두 번 위기에 빠뜨렸다.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며 “더 큰 문제는 극도의 고용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공정위 결론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심사보고서에 대한 SK텔레콤 CJ헬로비전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원회의 갖고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린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심사결과에 거듭 유감을 표시하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이런 점들을 잘 살펴 합리적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전면 재검토를 당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