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의장, ‘라인’ 성공으론 부족하다…“북미·유럽 도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사진>이 15일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가진 미디어와의 만남에서 라인(LINE)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구상을 내비쳤다.
이날 이 의장은 국내 정보기술(IT) 업체가 세운 현지 법인이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쾌거를 이룬 주인공으로 미디어 앞에 섰지만 기뻐하는 모습보다 오히려 더 위기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장은 라인 상장 이후 사업 에 대해 “지금은 자기 시장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일본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시장도 잠재성이 좋다”면서도 신시장 진출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동남아시아도 중요하지만 북미와 유럽이라는 곳은 한번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기도 하다”며 “도전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다음 후배들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 의장은 라인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당장 M&A(인수합병)할 타깃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며 “기술이 굉장히 강하거나 밸류에이드할 수 있는 곳이 투자 타깃이 될 것이다. 서베이(시장조사)하고 그런 면에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 라인 상장 쾌거 속에서도 “미국 업체들 두려워” 위기감 강조=이 의장은 미디어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구글과 페이스북, 텐센트 등 글로벌 굴지의 IT기업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고 고민을 거듭 털어놨다.
이 의장은 “가장 두려운 것은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라며 “인터넷 서비스는 시간과 국경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바로 써보고 비교 당한다. 매일 아침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날까 두려움이 있다. 그런 상태들과 싸워서 어떻게 이길까 고민한다”고 시장 경쟁이 쉽지 않음을 전했다.
그는 또 “바깥에서는 네이버를 공룡으로 그리는데 구글도 같이 그려 넣었으면 좋겠다”며 “구글이면 고질라나 어마어마한 괴물로 그려야 할 것 같은데, 그만큼 살아남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의장은 “최근 상황을 보면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가 가져가고 SNS는 페이스북이, 사진 서비스는 인스타그램이 가져가고 있다”며 “폴라를 내고 열심히 했는데 구글포토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 카테고리를 점점 잠식당하고 빼앗기고 있다 생각한다”고 글로벌 시장 현황을 전했다.
◆일본과 미국 동시 상장 이유? “해외 진출 의지 보이고자 했다”=이 의장은 일본에 뿌리를 내린 라인을 일본과 함께 미국에도 동시 상장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일본은 가장 매출이 많이 나는 곳에 상장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그래도 앞으로 더 해외 쪽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면 뉴욕에 상장돼 있다는 것이 해외 기업의 M&A나 주식 스와핑(교환)을 해야 할 때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북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재차 밝혔다.
이를 위한 공격적인 기술 투자도 예고했다. 이 의장은 “지금 강하게 갖고 있는 시장에서 사업여지가 많이 있다고 보지만 그런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시장을 확장하고 싶은 곳들에 나가기 위해 좀 더 새로운 전략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자금이 오게 되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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