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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나온다…알뜰폰발 요금경쟁 이뤄질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8월부터는 1만원대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가 알뜰폰을 이동통신 시장경쟁활성화 정책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하면서 알뜰폰 요금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율을 최종 확정했다. 음성은 14.6%, 데이터는 18.6% 인하한다. 또한 데이터 중심 요금상품에서 알뜰폰 사업자의 몫을 5%p 인상하고 음성 무제한에 따른 추가비용은 5.7%에서 43.4%까지 요금 구간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알뜰폰 사업자가 LTE 상품을 출시할 경우 종량제와 수익배분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밖에 미래부는 수백 테라바이트에서 페타바이트 단위의 대용량 데이터를 구매할 경우 할인해 주는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이통사와 차별화된 요금상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알뜰폰 경쟁활성화 정책 핵심 자리매김=미래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파사용료 감면 기간도 1년 다시 연장하기로 했으며 도매제공 의무제도 기간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알뜰폰이 이동통신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경쟁정책 도구라는 점에서 다시 전폭적인 지원정책을 펴기로 한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올해 5월 기준으로 633만명. 점유율 기준으로 10.7%에 달한다. 4년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재판매 MVNO를 알뜰폰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내걸었던 목표가 바로 점유율 10%. 포화된 시장에서 10% 점유율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1차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알뜰폰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시장점유율은 10%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적자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 대부분이 중소 업체라는 점도 이통3사와 직접적 경쟁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래부도 취약한 재무구조, 이통사와의 협상력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제4이동통신 사업이 번번이 무산돼 현재로서는 알뜰폰이 유일한 대안이다. 결국 나름 큰 폭의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알뜰폰 사업자 수익보전 방안 등의 카드를 꺼낸 이유다.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 사업자들은 약 200억원의 원가부담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전파사용료 감면 효과도 연 330억원에 달한다.

경쟁력 있는 알뜰폰 상품 쏟아진다=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줄어든 원가부담을 요금인하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알뜰폰이 음성 중심 요금제였다면 앞으로는 LTE 데이터 상품이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1만원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될 예정이다. 태광그룹 계열인 KCT는 이통사에 비해 약 25% 저렴한 USIM 데이터 중심 19 무약정 상품을 출시한다. 음성, 문자는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데이터는 300MB가 제공된다. 전체적으로 이통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비해 구간별로 15~25% 저렴한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알뜰폰 업계는 이통사에 비해 요금제 구간을 세분화해 이용자 선택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프리텔레콤은 음성 115분, 문자 80건, 데이터 450MB를 제공하면서 요금은 1만450원으로 설정했다. 이통사의 비슷한 요금상품과 비교하면 약 56% 저렴한 수준이다.

◆알뜰폰 이동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을까=그렇다면 알뜰폰이 실제 이통시장에서 경쟁을 주도해 전체 이동통신 요금을 낮추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부가 꾸준히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었지만 매출점유율은 2.5%에 불과하다. 가입자가 많지만 저가 요금제에만 가입했다는 얘기다.

도매대가를 내려 데이터 요금제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지만 낮은 인지도, 결합상품 시장의 경쟁력 열위 등이 문제다. 여기에 단말기 수급능력도 열세다. 요금제 경쟁력 만큼 중요한 것이 다양한 단말기, 특히 최신형 단말기를 원활히 수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중소 알뜰폰은 물론,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도 쉽지 않다.

또한 브랜드, 자금력 등을 감안할 때 이통3사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할 수 있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정책소외도 문제다. CJ헬로비전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은 파급효과가 큰 우체국 판매에서 제외됐다. 경쟁활성화 정책이면 경쟁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써야 하는데 몇몇 중소기업을 보호하려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의 발목을 묶어 둔 셈이다.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이 이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10% 정도 되면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협상력이 생기겠지만 아직은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알뜰폰 사업자들의 우체국 의존도가 높아서 대기업이 들어가면 생존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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