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가 28일 차이나조이 행사장 인근 케리호텔에서 국내 미디어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을 두고 위메이드와 불화를 겪고 있는 액토즈소프트, 샨다게임즈의 ‘자가당착’적인 오류를 지적했다.

여기에서 본인은 장잉펑 액토즈소프트 대표를 말한다. 그는 모회사 샨다게임즈 대표이기도 하다. 두 회사 대표가 같은데도 양사 간의 일에 대해 위메이드가 문제제기를 하면 ‘모른다’는 납득할 수 없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지적이다.

이날 장 대표는 다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샨다게임즈와의 법적 분쟁 중이지만 이미 수많은 증거를 확보해 놓고 있어 IP 침해 여부가 확실히 가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향후 미르의전설 IP 비즈니스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미르의전설 IP 무단 사용, 조단위 매출 추산돼=위메이드는 샨다게임즈가 미르의전설 IP를 무단 사용 중이라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이 꼽은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 사례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웹게임 ‘전기패업’이다. 위메이드는 지금까지 전기패업 관련 로열티를 한 푼도 못 받았다.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미르의전설 IP 무단 사용 게임들의 매출 총합에 대해 “몇 개 게임만 해도 1년에 7000억 정도 매출이 있다”고 추산했다. 4~5조원으로 추정되는 중국 웹게임 시장의 절반 가량이 전기패업 등 미르의전설 IP 기반 게임이라는 현지 업계 소식도 전했다. 적게 잡아도 2조원이 미르의전설 기반 웹게임의 매출이라는 얘기다.

◆“액토즈의 납득할 수 없는 움직임…배임 제기도 검토”=그렇지만 위메이드와 달리 액토즈소프트가 샨다게임즈에 문제제기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장 대표는 전했다. 두 회사의 대표가 같은데다 모자회사 관계인 까닭으로 풀이된다. 이 사안을 잘 모르는 외부 관계자도 쉽게 짐작할 만한 이유다.

액토즈소프트는 국내 상장사다. 샨다가 로열티를 주지 않는 건과 관련해 움직임이 없다면 배임에 걸릴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도 액토즈소프트에 경고한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의 주주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바로 배임으로 문제제기를 안했냐는 질문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됐기에 배임을 거는 것도 법률검토하고 있다”며 “법리 상 형사로 가는 것이라 검토해야 될 것이 많다.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 침해 경고해도 샨다-액토즈 ‘모른다’ 일관=위메이드는 샨다가 내놓은 ‘전기영항’, ‘전기세계 모바일’, ‘미르3 모바일’도 저작권 침해 게임으로 보고 있다. 샨다게임즈에 테스트 때마다 경고장을 보냈지만 복지부동 중인 액토즈소프트에게 관련 사실을 물어도 “모른다”, “처음 들어본다” 등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한달 전에 샨다가 올해 10개 게임을 하겠다고 발표한 모바일 자료가 있는데 미르 관련 게임이 3개 정도 더 있다”며 “미르로 MOBA(팀대전게임)을 만들고 한다는데 본인들이 대외 발표한 것이고 그걸 CBT(비공개테스트) 때마다 경고문을 보냈다. 모든 문서를 액토즈소프트도 받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런데도 모른다고 한다. 대표이사가 같은데”라며 “전시회도 했는데 이 회사(액토즈소프트)에 오면 (장잉펑 대표도) 모른다고 한다. 대답의 진실성이 떨어진다. 본인이 한 일을 본인이 모른다”고 주장한 상대방의 자가당척적인 오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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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샨다가 미르의전설을 통해 주요 업체로 발돋움했고 오랜 기간 서비스하다보니 ‘미르의전설이 샨다의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환기시키고 IP의 소유권자를 확실시 알리는 내용이 공문에 담겼다.

장 대표는 “30개 업체는 선량한 피해자들이다. 샨다에게 로열티를 줬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법적 책임에서) 면책될 것이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해서 샨다한테 소송을 준비한다. 저희가 30개 업체에 보낸 것은 회유의 공문이다. 그만 속고 우리한테 로열티를 주면 과거의 로열티는 우리가 샨다에게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대표는 “시범케이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기패업에 소송을 건 것”이라며 “나머지는 바로 소송에 들어가지 않는다. 전기패업 케이스를 보겠다”고 덧붙였다.

◆“IP 계약 남발?…그렇게 한 것이 샨다”=샨다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를 겨냥해 IP 계약을 남발 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로 인해 IP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그렇게 한 게 샨다”라며 반격했다.

장 대표는 “샨다가 30군데나 계약하고 서비스하는 그런 상황”이라며 “모바일게임도 샨다에서 직접 받아서 하는 2개 이외에도 (로열티를 받지 못한 게임) 수십종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소계약금 300억원 조건으로 킹넷과 추진한 미르의전설 IP 계약과 관련해 “킹넷과 같은 좋은 파트너와 제대로 된 계약을 해서 게임을 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샨다가 안 주는 로열티 받는 게 중요”=장 대표는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에 미르의전설 IP 관련 저작물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첫 번째로 대외적 행보를 했다. 물론 우리한테 소송을 건 것이긴 하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의사를 전달했다. 소송으로 갈 경우에도 위메이드가 유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두 회사가 분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샨다가 주지 않고 있는 로열티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봤다. 이것이 IP 공동소유권자인 액토즈소프트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것은 액토즈 위메이드 분쟁이 아니다”라며 “둘의 이해관계는 일치한다. 위메이드한테 유리하면 액토즈한테도 유리한 것이다. (액토즈소프트가 제기한 가처분신청 관련해) 못하게 하는 것이 뭐가 유리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또 그는 “샨다가 저지른 잘못은 계약도 기록도 남아있다. 소송해서 받아내면 된다”며 “IP를 가지고 있지만 샨다에 주장에 발 묶여서 힘을 못 받고 있는 이 상황을 풀고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좋다”고 힘줘 말했다.

<상하이(중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