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리’ 빼곤 모두 CG…영화 ‘정글북’의 성공 비결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개봉과 동시에 3주 연속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전세계 39개국 박스오피스 1위라는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정글북’. 국내에선 지난 6월에 개봉한 ‘정글북’은 주인공인 ‘모글리’ 캐릭터를 제외한 모든 장면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인도 방갈로르의 정글이나 등장하는 70여종의 동물은 모두 가짜, 즉 CG로 구현됐지만 놀랍도록 사실적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영화 ‘정글북’의 제작사 ‘무빙픽쳐스컴퍼니(MPC)’의 프라샨트 나이르 에셋(Asset) 부문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실제 영화 제작 전에 사진팀이 직접 정글로 가서 레퍼런스가 되는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이 있다”며 “예를 들어 나무라고 한다면, 이 나무의 360도 사진을 모두 확보하고 오토데스크 마야(3D 모델링 및 애니메이션 툴) 등의 소프트웨어(SW)와 디지털 아티스트의 세밀한 작업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나무’가 탄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MPC는 영국에 본사를 둔 시각효과(VFX; visual effects) 회사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큰 후반 제작사(post-productions) 중 하나로 해리포터 시리즈나 엑스맨, 라이프 오브 파이 등 다양한 영화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나이르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오토데스크’의 행사 참석차 방한했다.
배석한 파얄 다니 MPC 로토스코피/프렙(Roto/Prep) 부문 대표는 “주인공 모글리와 동물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디즈니가 제시한 동물들은 모두 캐릭터를 갖고 디자인됐기 때문에 이것이 모두 영화에 반영돼야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현실 속 호랑이에 비해 훨씬 크게 묘사돼야 하는 식이다. 뼈부터 시작해 근육, 피부, 털을 입히는 ‘인사이드 아웃’ 방식의 제작을 통해 동물의 미묘한 디테일을 모두 살렸다. 많은 사진 레퍼런스를 갖고 있어서 동물의 움직임이나 습성을 보다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나이르 대표는 “특히 동물을 보다 정밀하게 컨트롤해야 했고, 디즈니의 정책상 어떠한 경우라도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CG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일하게 사용했던 실제 동물은 강아지였다. 영화에서 주인공 ‘모글리’ 역을 맡은 배우 닐 세티가 새끼 늑대와 노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강아지를 활용했다. 물론 이 강아지는 CG작업을 통해 늑대로 변환됐다.
다니 대표는 “실제 정글을 CG로 구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딥 컴포스팅 기법을 통해 잎사귀나 안개, 이끼 등을 레이어링시켜 사실적으로 구현했다”며 “모글 리가 잎사귀가 떨어져 있는 길을 지날 때의 움직임, 동물이 웃거나 말할 때도 너무 과장돼 보이지 않도록 세밀하게 신경썼다”고 말했다.
때문에 가장 어려웠던 점도 만화적이지 않고 극사실적인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최근 영화업계에도 가상 및 증강현실(VR/AR)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몇 년 지나면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르 대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 역시 관련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 브래드쇼 오토데스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분 수석 부사장은 “실제 소규모 스튜디오 중에선 VR 영화만 제작하는 곳도 있다”며 “조만간 VR 영화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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