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로 진화하는 SW제품, ‘감사’ 없어질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사용자가 데스크톱 PC 등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가 구독(Subscription) 방식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진화하면서 SW공급업체들의 감사(Audit)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그동안 주요 SW업체들은 자사의 SW 라이선스를 구매한 업체들이 실제 사용규모를 조사하는 감사 활동을 펼쳐왔다. 구매한 라이선스의 수와 사용기간, 사용자 수 등이 일치하는지를 조사함으로써 불법적인 SW 사용을 막고 자사 수익성을 높여왔다. 실제 최근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BSA)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들의 SW 불법 사용율은 43%에 달하며, 한국의 경우 이보다 낮은 3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CD나 패키지 방식의 SW 제품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대신 매달 혹은 매년 사용 금액을 지불하는 구독모델 형태의 클라우드 기반으로 판매 방식을 전환하게 되면 기존 ‘감사’ 활동 자체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방한한 크리스 브래드쇼 오토데스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분 수석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클라우드 방식은 사용자가 웹페이지에 로그온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감사가 이뤄질 필요가 없다”며 “오토데스크 역시 클라우드 형태의 제품이 더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향후 SW제품 감사 행위는 점차 없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원(3D) 디자인 및 설계 SW 기업인 오토데스크 역시 지난 2월부터 대부분의 제품을 클라우드 기반 구독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7월 31일을 기점으로는 아예 영구 SW 라이선스 자체를 판매하지 않는다. 물론 기존SW의 업그레이드 등 유지보수서비스는 앞으로도 제공할 계획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로 무게 중심을 옮길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2년(국내에선 2013년) 포토샵과 플래시, 일러스트레이터 등 자사의 모든 SW 라이선스를 클라우드 방식의 구독모델로 전환한 어도비는 이미 미국과 일본 등의 지역에서 SW 라이선스 감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이나 기업용 SW기업인 오라클 등도 최근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SW감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SAP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SW 저작권 관련 분쟁 중재를 요청한 사건 역시 자사 전사적자원관리(ERP)의 사용자 수 등이 쟁점이 되고 있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향후 이같은 분쟁을 일정부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용 SW업계에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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