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SaaS 시대의 국내 SW기업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수십개의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뭉쳐 ‘한국SaaS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SW의 업계의 화두인 클라우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업체 간 공동사업모델 개발, 해외진출 등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즉 ‘서비스형 SW’는 말 그대로 SW 라이선스를 구매해 PC나 서버에 설치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원격의 호스트에 접속해 사용을 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 형태의 클라우드 사업 모델 중 하나다. 서버나 스토리지 등 컴퓨팅 파워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IaaS’나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PaaS’, 그리고 SaaS가 업계에서 클라우드를 쉽게 구분짓는 세가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중 SaaS는 IaaS나 PaaS의 상위 개념으로 현재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분야다. SaaS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은 미국의 세일즈포스닷컴이다. 국내 많은 SW기업들도 제2의 세일즈포스닷컴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클라우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도 SaaS 기업을 집중 육성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총 36억5000만원을 투입하는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GSIP)가 대표적이다. GSIP는 4.3:1의 경쟁률을 거쳐 22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대부분이 눈에 익은 SW기업들이다.
이처럼 많은 SW기업들이 클라우드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기존 자사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전환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SW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돌아간다고 해서 모두 SaaS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SaaS가 되기 위해선 몇가지 기술적, 서비스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충족하는 SaaS는 국내에 없으며, 이를 위해선 원천 기술과 플랫폼 SW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가도스의 박용규 대표는 “기존 ASP와는 달리 SaaS는 사용자 기능 재정의(Congigurable App)과 멀티테넌트(Multi-Tenant)라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사용자가 입맛대로 고쳐쓸 수 있는 앱 서비스야말로 SaaS라는 얘기다. 클라우드상에서 앱을 서비스하는데 그냥 붙박이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COA(Customer Optimized Application)가 되는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 또한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을 해도 동일한 하나의 앱 인스턴스로 각각의 커스터마이징된 멀티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그냥 클라우드 앱 서비스일 뿐이다.
그런데 국내 대부분의 SW 기업들은 시스템통합(SI)식 개발을 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된 SaaS화가 힘들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SaaS가 국내에서 진정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마케팅적인 용어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 한국SaaS사업자협의회 등 정부와 협단체 등의 본격적인 ‘국내 SaaS 키우기’가 시작됐다. 기성 SW업체들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진정한 SaaS로의 전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서비스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부의 지원보다는 제대로된 SaaS 만들기가 먼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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