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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해진 신제품 발표회…포스트 잡스 시대, 고심 깊어지는 애플

윤상호
- 꺼내기만 하면 탄성 ‘옛말’…강해진 애플 탓, 제품 및 서비스 혁신 쉽지 않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이 스마트폰 ‘아이폰7·7플러스’ 스마트시계 ‘애플워치 시리즈2’를 공개했다. 이번 애플의 신제품 공개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지루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고심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평가다. 상향평준화 시대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도 악재다.

7일(현지시각)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스마트폰 아이폰7·7플러스 스마트시계 애플워치 시리즈2는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깜짝 발표가 없어서일까. 행사는 프리젠테이션과 설명 위주로 2시간여에 걸쳐 진행했다. 주머니 속에서 제품을 꺼내기만 하면 탄성이 나오던 때와 천양지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말대로 역대 최고의 아이폰은 맞지만 세계 최고 스마트폰은 아니다. 눈에 띄는 발전이 없다보니 일일이 설명을 할 수밖에 없다. 기술에 대한 설명은 무엇이든 지루하다.

애플의 발표가 지루해진 것은 숙명이다. 애플은 지금의 스마트폰 세상을 주도했다. 아이폰과 애플 생태계는 출범 당시부터 상당한 완성도를 갖췄다. 경쟁사는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애플은 다르다.

또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 진회는 쉽지 않다. 부품 진화가 멈춘 까닭이다. 더구나 애플은 직접 제조를 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엣지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부품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수직 계열화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엣지 디스플레이 양산체제는 삼성디스플레이만 구축돼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어렵다. 애플의 압도적 수익성은 단일 플랫폼 체제가 기반이다. 전 세계 동일 기기를 공급하려면 1000만대 이상 양산할 수 있는 부품을 도입해야한다. 10만대 100만대에 들어갈 수 있는 부품과 1000만대에 들어갈 수 있는 부품은 원가부터 다르다. 공급할 수 있는 업체도 제한적이다. 애플의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가 아직 700만화소와 1200만화소에 머물러 있는 것은 그래서다.

홍채인식 등 보안이나 금융 서비스 등 서비스 측면 혁신도 벽에 부딪혔다. 보안과 금융 등은 제휴가 필수다. 애플은 서비스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다. 애플과 손을 잡으면 종속을 피할 수 없다는 뜻. 당장의 발전은 더뎌도 다른 쪽과 손을 잡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애플페이’가 ‘삼성페이’보다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일본 확대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래서일까.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닌텐도 ‘슈퍼 마리오 런’ 앱스토어 단독 입점과 애플워치 시리즈2에 ‘포켓몬고’를 넣게 된 것을 행사 앞부분 상당 시간을 할애해 소개했다. 전체 발표를 따져보면 10%가 넘는 시간을 2개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부여했다. 행사 생중계는 애플 기기 외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에 내장한 ‘엣지’ 웹브라우저만 볼 수 있게 했다.

한편 애플이 놓인 현재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너무 강하다. 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와 제조를 직접 하기도 제품군을 늘리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큰 회사도 성장을 지속치 못하면 회사는 어려워진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부활해도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매한가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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