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두뇌 A10칩, TSMC 생산 확인…패키징 기술↑
애플 아이폰7에 적용된 주요 부품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퀄컴을 비롯해 아바고(브로드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됐다. 같은 아이폰7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모뎀칩과 낸드플래시 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반도체 분석 전문 업체 칩웍스와 테크인사이트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의 A1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세(AP)는 TSMC 16나노 미세공정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아이폰6S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 양쪽에서 AP가 위탁생산(파운드리)이 이뤄졌었다. A10은 핀펫 콤팩트(FFC) 공정이 적용됐다.
TSMC는 지난 1분기부터 16나노 FFC 공정 칩을 양산한 바 있으며 A9칩에 쓰인 16나노 핀펫 플러스(FF+)와 비교했을 때 원가절감과 전력소비량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도 14나노 핀펫 LPC(Low-Power Compact) 공정으로 경쟁했으나 이번에는 TSMC에 애플 물량을 모두 빼앗겼다.
LPDDR4은 삼성전자 제품이다. 아이폰7에는 2GB, 아이폰7플러스의 경우 3GB 용량이 각각 공급됐다. 패키지 온 패키지(PoP) 형태로 적층됐으며 칩 어셈블리 공정에서는 TSMC의 ‘InFO WLP(Integrated Fan-Out Wafer-Level Package) 패키징 기술이 접목됐다. 이 기술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an Out Wafer Level Package, FOWLP)’의 일종으로 보다 얇은 패키지를 구현하면서도 밀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InFO WLP는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입출력(I/O) 성능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슈퍼라지(Super Large)’ 포트폴리오와 함께 ‘재배선층(Redistribution Layer, RDL)’의 피치(간격)은 2~3마이크로미터(㎛), 볼 피치는 0.4~1mm이다. TSMC에 파운드리를 맡기는 업체 입장에서 다양한 고성능 패키징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활용 폭이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애플이 A10 파운드리에서 이전처럼 삼성전자를 고려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TSMC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 제품이다. 아이폰7플러스에는 도시바가 제품을 공급했다. 두 제품 모두 전자파간섭(EMI) 차폐 기능이 적용됐다. 애플이 아이폰7 시리즈를 설계하면서 후방업계에 전달한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다. 256GB 모델은 삼성전자 3D(V낸드) 낸드플래시가 적용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 용량과 성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JP모건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바 있다.
모뎀칩은 퀄컴 MDM9635M이 확인됐으나 인텔 XMM7360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업체의 제품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부수적으로 활용되는 플랫폼, 그러니까 무선(RF) 트랜시버를 비롯한 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퀄컴 모뎀칩은 퀄컴이, 인텔 모뎀칩이라면 인텔 플랫폼을 이용한다.
◆후방산업 생태계 변화 시작될 듯=와이파이를 비롯한 통신 모드에 따라 전력공급량을 조절하는 엔벨롭 트래커는 아바고와 코보(Qorvo)가 쓰였다. 스카이웍스는 쿼드밴드 GSM PAM(Power Amplifier Module)을 비롯해 주파수 세기가 다른 여러 개의 신호를 활용하기 위한 DRM(Diversity Receive Modules)칩과 안테나 스위치도 공급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은 NXP, 전력관리칩(PMIC)과 배터리 관리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오디오코덱은 시러스로직, 와이파이/블루투스 모듈은 무라타가 담당했다. 각종 센서는 보쉬, 알프스, ST마이크로 등이 확인됐다.
아이폰7 시리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두께와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앞서 언급한 FOWLP도 이 가운데 하나다. 아이폰6S에서는 FOWLP가 이용된 칩은 안테나 스위치 1개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AP는 물론이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PMIC, 오디오코덱, RF 트랜시버에 이르기까지 대거 첨단 패키징 기술이 사용됐다.
덧붙여 타이밍 소자(공진기, 발진기, 클록 생성기)도 처음으로 진동수정자(크리스털, 수정)에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으로 진화했다. 발진기는 전자제품에 반드시 쓰이는 필수 부품 가운데 하나로 기준 클록을 만들어주는 능동소자다. 이제까지 발진기는 거의 대부분 수정(쿼츠)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 시장은 교세라, 엡손 등 일본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데 수정 발진기는 크기를 지금보다 작게 만들기가 어렵고 내구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아이폰7에는 메가칩(사이타임) MEMS 기반 타이밍 소자가 사용됐다. 덧붙여 래티스반도체 FPGA(iCE40 울트라)는 1.7×2.1㎜ 웨이퍼레벨칩스케일(WLCSP) 패키징으로 업계에서 가장 크기가 작다.
정리하면 아이폰7은 두께와 무게를 줄이면서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존하는 각종 반도체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EMI 차폐와 함께 듀얼 카메라 모듈(LG이노텍), FOWLP에 이르기까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후방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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