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DB에 위기감 느꼈나…래리 앨리슨, “IBM 메인프레임보다 더 폐쇄적” 독설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독설은 여전했다. 지난 일요일(미국시각으로 18일) 저녁 ‘오라클 오픈월드 2016’ 기조연설에서 비교적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셋째 날(20일) 오후에 진행된 기조연설에선 작정한 듯 독설을 퍼부었다. 상대는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였다.

그는 AWS가 출시한 관계형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인 ‘아마존 오로라’를 비롯해 데이터웨어하우스(DW)인 ‘레드시프트’, NoSQL ‘다이나모DB’까지 자사 DB와의 성능 차이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AWS의 DB는 오픈소스가 아니며, 오히려 IBM 메인프레임에 비해서도 폐쇄적이라고 주장했다.

AWS이 지난해 ‘오로라’를 출시할 당시에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현재 시점에 이같이 비판의 수위를 올린 것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서비스형 데이터베이스(DBaaS)는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다. 451 리서치의 연구에 따르면, DBaaS 시장은 매년 86%씩 성장해 오는 2019년이면 시장 규모가 14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DB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려면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DBaaS는 이보다 훨씬 편리하게 클릭 몇 번으로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현재 AWS에서는 오라클 DB를 포함해 다양한 DB 제품을 이용할 수 있지만, AWS가 직접 DB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AWS는 지난해 가트너가 발표한 ‘DBMS 분야 매직 쿼드런트 보고서’에서도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보고서는 해당 분야의 업체들을 위치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현재 DB 시장의 강자는 오라클로 전세계적으로도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시대에선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엘리슨 회장은 이날 “오라클의 DB는 AWS, MS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구동되며, 특히 온-프레미스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로는 코드 수정 없이 100% 호환이 가능하다”고 운을 떼었다. 그러면서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오라클 DB는 최적화돼 있지만, 아마존 클라우드에선 그렇지 않다”고 못 박았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와 분석 워크로드를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오라클 DB, AWS에서 오라클 DB를 구동했을 시 성능을 비교한 벤치마크 수치 등을 제시하며 AWS를 조롱했다. 이와 함께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오라클 DB, AWS에서의 레드시프트의 성능 비교 결과도 공유했다.

우선 분석 워크로드에선 오라클 DB를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돌렸을 때가 AWS 환경과 비교해 24배가 빨랐으며, OLTP에선 8배가 빨랐다. 이때 AWS 컴퓨트 서버는 가장 빠른 X1 서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마존 레드시프트와 오로라의 분석 워크로드를 비교했을 때에도 오라클이 각각 105배, 35배나 빠른 성능을 냈다.

엘리슨 회장은 “105배는 내가 만들어낸 숫자가 아니다”라며 “대체 왜 105배나 늦어지는건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레드시프트는 2005년 파엑셀(ParAccel)에서 오픈소스인 포스트그레스 버전 8.0.2로 만든 것을 가져다가 아마존 엔지니어들이 다듬은 것”이라며 “이는 테이블 파티셔닝 기능도 없고 정교한 쿼리 최적화 등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핵심업무에서 쓰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은 ‘오로라’에서도 계속됐다. ‘오로라’는 마이SQL 5.6을 기반으로 만든 관계형 DB다. 마이SQL은 오라클이 지난 2009년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개발한 오픈소스 DB로 관련 개발자 커뮤니티를 오라클에서 계속 운영 중이다.

그는 “아마존은 마이SQL 엔진을 가져다가 자사 클라우드 스토리지, 네트워크와 통합했는데, 이건 더 이상 오픈소스가 아니며, 마이SQL 커뮤니티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고 있다”며 “35배나 느리게 쓰길 원하면 AWS와 계약을 맺어라”며 비아냥거렸다.

OLTP와 분석이 혼합된 형태의(mixed) 혹은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에서 오라클이 제시한 성능 차이 수치는 더 벌어졌다. 레드시프트 구동했을 때 성능 차이는 수천배였다.

독설의 끝은 “AWS은 IBM 메인프레임다 더 폐쇄적(AWS is More Closed than IBM mainframes)”이라는 말이었다.

그는 “IBM 메인프레임의 워크로드는 후지쯔나 히타치 같은 회사가 만든 클론을 통해 이를 다른 곳에서도 돌릴 수 있는 옵션이 있었지만, 오로라나 레드시프트 등은 오로지 AWS, 내 나이(72세)에도 기억할 수 있는 숫자, 한 곳에서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라클 DB는 어디에서나 구동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WS에 가입하면 더 이상 빠져나올 길이 없으며, 만약 가격을 올리기라도 하면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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