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게이머들 알고 보니 대인배였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블리자드코리아의 인기 온라인게임 ‘오버워치’를 플레이할 때 튕김 현상이 자주 불거지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동섭 의원이 직접 경고에 나섰다. 성명서를 통해 방만한 서비스 운영을 중지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 이후 약 한 달 반 사이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튕김 문제만 30차례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한 불만을 담은 커뮤니티 게시물이 3000건에 달하고 ‘다음 아고라 청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민원 접수 운동’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엔 수십건의 오버워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버워치는 PC방 점유율 1~2위를 오르내리는 게임이다. 그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오버워치를 즐기고 있다. 유료 패키지를 구매해 집에서 게임을 즐기거나 PC방에 시간당 정해진 액수의 돈을 내고 플레이하는 도중, 서버 불안정으로 게임 종료 등의 튕김 현상을 겪으면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직접 나서 오버워치의 서버 튕김 현상을 지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게이머들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블리자드코리아의 방만한 서버 운영을 질타하고 동조하는 이용자보다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더하다’는 지적을 많이 볼 수 있다. 오버워치의 서버 불안정은 ‘대인배’(아량이 넓고 관대한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처럼 눈감아 줄 수 있다는 태도다.
과연 오버워치 게이머들이 대인배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서버 불안정보다 더한 상황을 겪다보니 오버워치 플레이 도중 튕김 현상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국내 게임업체에 불만을 품은 게이머들의 지적사항을 보면 ‘현질유도’가 자주 언급된다. 무분별한 확률형(뽑기형) 아이템 운영을 통해 현금을 지르게끔 유도한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을 호갱(호구+고객) 취급하는 건 국내 게임사들이 더하다’는 댓글에 공감을 표한 게이머들이 많다.
이처럼 게이머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최근 국회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규제안이라고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적당히 팔아라’는 내용은 아니다. 확률 공개를 제대로 하라는 주문이다. 대다수 업체가 특정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매우 낮음’,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등으로 표기하는 까닭이다.
현재 게임업계는 보다 강도 높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논의 중이다. 이 규제안이 게이머들이 가장 기다리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
오버워치의 서버 불안정을 대수롭게 않게 넘기는 게이머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뿔이 났다는 것은 그만큼 뿌리 깊은 불신과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도 제대로 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율규제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만간 나올 자율규제안에 발전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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