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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6] 단통법 통신요금 인하 효과 없나…소비자 80% 부정적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용자의 10명중 8명은 단말기유통법에 따른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인식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단말기 유통법에 대한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14년 10월 1일 이후 단말기를 교체한 적이 있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김성수 의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후 가계통신비 요금 변화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48.2%의 이용자가 이전과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가계통신비가 이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30.9%인 반면, 이전보다 줄었다는 응답은 11.0%에 불과했다. 통신요금이 절감됐다는 정부가 내놓은 평가와는 달리 오히려 요금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20% 가량 높게 나타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평균 가계통신비는 14만5847원으로 집계됐다. 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3년에는 15만2792원이었지만 2014년 15만350원, 2015년에는 14만7725원으로 15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올해에도 14만5000원대로 법 시행 이후 가계통신비는 꾸준히 내려가는 모습이다.

정부의 발표와 달리 소비자들의 체감온도는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또한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이동전화 구입·교체 및 가계통신비에 끼친 영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전체의 12.8%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32.4%, 오히려 부정적 작용을 했다는 응답이 4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약 73%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단통법 효과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셈이다.

김성수 의원은 "정부의 단통법 성과 홍보와는 정반대로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 이후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단통법은 요금인하를 위한 경쟁법은 아니다. 혼탁한 이동통신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법이다. 정부도 단통법을 '차별금지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용자 차별 해소'에 대한 부분에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63.2%로 가장 높았다.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17.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6%를 나타냈다.

현행 단통법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설문에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39.4%를 차지했고, ‘단통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33.6%로 뒤를 이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가 13.5%, ‘분리공시제를 도입해야한다’가 12.1%로 나타났다.

김성수 의원은 “이번 조사는 단통법 시행 이후 우리 국민들이 단통법의 효과에 대해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시행 2년 동안 통신사의 수익구조는 개선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는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는 단통법 성과 홍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정책적 검토를 해야 한다”면서 “지원금 상한제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 단말기완전자급제 도입 등 종합적 논의와 법 개정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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