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갤노트7 환불, 유통망 ‘혼란’…SKT 이형희 총괄, “삼성과 관련 대책 협의 중”

윤상호
- 통신사-삼성전자, 판매수수료 환수 등 비용 분담 이견…유통망 피해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 및 생산 중단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부품업계는 물론 유통망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통신사는 오는 13일부터 갤럭시노트7의 환불 및 타 제품 교환을 실시한다. 하지만 관련 절차와 비용 등에 대한 책임과 유통망 피해 보상 등이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12일 SK텔레콤 이형희 사업총괄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국제전시회에서 기자와 만나 “갤럭시노트7 환불 및 교환 유통망 정책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삼성전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노트7 판매와 생산을 중단했다. 오는 13일부터 12월31일까지 구매처에서 환불 또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약속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교환할 경우 3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국내 교환 대상 갤럭시노트7은 50만대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것 외에 정해진 것이 없다는 점. 당장 이를 실행할 대리점과 판매점은 혼란에 빠졌다.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잘못했는데 피해는 통신사와 유통이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리점과 판매점의 걱정은 우선 그동안 갤럭시노트7을 판매해 받은 판매수수료다. 통신사는 제조사와 함께 유통이 모집한 가입자에 대해 수당을 지급한다. 장려금 또는 리베이트로 지칭하는 돈이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요금제에 따라 ▲기기변경 5~15만원 ▲번호이동 20~23만원 가량을 받았다. 또 환불과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상하는지도 관심사다. 기회손실 비용이다. 1차 제품 교환 때 삼성전자가 유통망에 지급했던 대당 3만원은 교환율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통신사와 유통은 고객의 불만도 감내해야한다. 휴대폰을 대리점이 인수할 때 발생하는 여신에 대한 책임도 명확치 않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종천 이사는 “이미 받은 돈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으로 대부분 지출한 상태다. 10월은 부가가치세 납부도 있다. 삼성전자의 문제로 발생한 일인데 판매수수료를 환수한다면 유통망은 망하라는 소리”라며 “휴대폰은 여신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이를 갚는 구조인데 갤럭시노트7이 일정부분을 차지해버리면 다른 제품을 가져올 여력이 없다. 판매할 폰이 없으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되는 문제도 빨리 해결해줘야 한다”라고 이번 환불과 교환이 현장의 고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사도 비상이다. 제조사 귀책사유인데 비용을 통신사가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사는 어디까지나 대행 역할인 만큼 그동안 들어간 비용과 앞으로 발생할 비용도 삼성전자가 책임져야한다는 것이 속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영향력이 만만치 않아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와 유통망은 갤럭시노트7 환불 및 교환에 따른 전산망 관리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 사업총괄은 통신사가 일부 비용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모르겠다”라며 “그 부분도 삼성전자와 협의할 문제”라며 삼성전자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소비자도 피해다. 환불 및 교환 시점에 따라 정책이 변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 남은 문제는 ▲사은품 ‘기어핏2’ 반납 ▲반납 후 사용할 휴대폰의 필수 구매 여부 ▲교환을 원하는 스마트폰의 재고 유무 ▲환불 및 교환 금액의 현금 여부 등이다. 갤럭시노트7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바로 환불 및 교환을 하기도 녹록치 않은 셈이다.

한편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불 및 교환은 구매 때 받는 전체 즉 전체 패키지와 기어핏2까지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제반 비용에 관한 내용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