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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로 거듭나는 ‘미래에셋대우’....차세대시스템 전략은?’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구 대우증권)가 오는 29일 합병을 통해 ‘미리에셋대우’로 재탄생한다. 기존 사명과 구별을 위해 언론들은 편의상 ‘통합’이란 수식어를 붙이지만 공식 법인명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복잡한 이력을 가졌지만 본질은 ‘미래에셋증권 + 대우증권’ 결합으로 탄생하는 대형 IB(투자은행)이다. 앞서 동양증권(1970년 설립)을 시작으로 대우증권(1983년 사명변경), KDB대우증권(2009년 KDB산은금융그룹 편입), 미래에셋대우(2016년5월, 미래에셋금융그룹 편입후 사명변경)의 과정을 거쳤다.

자기자본 6~7조원대에 육박하는 초대형 증권사로 새출발하게 될 미래에셋대우는 달라진 위상과 역할에 따라 그에 걸맞는 IT골격을 반드시 갖춰야만 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는 외형(자본금 규모)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자본금 규모가 커지면 새로운 투자금융(IB)업무가 가능한데, 당연히 이를 지원하기위한 새로운 IT인프라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와관련 미래에셋대우는 내년말까지 자본금 규모를 8조원을 늘려 초대형 IB업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미래에셋대우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까지 가능해진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시대의 차세대시스템 역할 = 결국 미래에셋대우의 입장에서보면, 기존 IT인프라로는 확장되는 IB업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미 예고했던대로 당분간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대우증권의 전산시스템을 중심으로 통합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2017년1월2일부터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미래에셋증권 전산시스템을 흡수한 통합 전산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전산시스템 이전에 따른 서비스 중단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데이터를 포함한 원장이 기존 대우증권의 전산시스템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기존 대우증권의 전산시스템은 지난 2008년2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응하기위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2년여의 개발끝에 'BETSez On'으로 명명된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 시스템의 주전산 환경은 유닉스(UNIX)기반의 오픈 환경이며, 각 업무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위해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시스템도 이제 노후화를 대비해야 한다. 2017년에 접어들면 이 시스템의 사용은 이제 정확히 10년째로 접어들게 된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변화된 자본시장 및 규제 환경에 시스템이 원활하게 대응하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다.

또한 시스템 구조의 노후화 등 물리적으로도 이제 신시스템(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을 준비할 시점이 됐다. 은행권의 경우 2006년~2010년 사이에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은행들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1년내 차세대시스템 전환.... 어떻게? =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IB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가급적 내년중 새로운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언뜻보면 이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미리에셋대우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의 차세대전산시스템 구축 기간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24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일반적이라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서둘러도 사업자 선정 과정 등을 고려하면 2년여 뒤인 2019년 상반기에나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관련해 미래에셋대우측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이와관련 회사측은 기존 미래에셋증권에서 올해 4월까지 개발을 진행했던 '차세대시스템'을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위상에 걸맞게 업그레이드시켜 활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업그레이드만하면 차세대시스템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면, 개봉되지 못하고 사장될뻔한 미래에셋증권의 차세대시스템이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차세대시스템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측은 올해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KDB대우증권 인수를 결정지으면서, 기존 미래에셋증권이 2015년3월부터 1년6개월(총 18개월) 일정으로 진행해왔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약 4개월 앞당겨 완료시킨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1월2일 IT통합시스템이 가동된 이후, 미래에셋증권에서 진행했던 차세대시스템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본지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했을 경우, 향후 IT 운영 전략을 3가지 시나리오로 예상한 바 있다. 이중 하나가 ‘미래에셋증권이 자체 진행중인 차세대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하고, (대우증권과의) IT통합을 우선적으로 진행한뒤, 다시 개발요건과 개발기간 등 프로젝트 자체의 내용을 수정해 합병회사에 걸맞는 차세대 개발을 진행할 것’이란 시나리오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차세대시스템 구현에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구 미래에셋증권 ‘차세대시스템'을 업그레이드, 과연 손쉬울까? = 다만 미래에셋대우측이 초대형 IB에 걸맞는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이 과연 순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먼저, 이를 추진할 IT조직 구성에선 무리가 없어 보인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기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출신으로 각 사업무문별 대표를 정했다. IT총괄하는 CIO(최고정보화책임자)에는 미래에셋증권 출신의 윤성범 상무를 선임했다. IT인프라와 조직은 기존 대우증권이 중심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미래에셋증권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1년2개월 정도 진행되다가 올해 4월에 멈췄다. 차세대 프로젝트의 전체 일정중 약 3분의2 정도가 진행된 시점이다. 이미 기본적인 차세대시스템의 하드웨어 골격은 갖춰진 상태다. 시기적으로 본다면 업무시스템(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 일정만 남겨놓은 시점이다.

따라서 향후 미래에셋대우의 차세대시스템 업그레이드는 기존 대우증권에 특화했던 업무를 추가시키고, 여기에 초대형 IB업무의 확장에 따른 애플리캐이션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거 국내 금융권에선 이번 사례와 직접 비교할만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선 신중함이 요구된다. 이와관련 10년전 삼성생명이 실행에 옮겼던 '리호스팅' 방식이 비교적 유사한 사례로써 매래에셋대우측이 참고할만 하다.

리호스팅이란 하드웨어 환경, 즉 기존 주전산시스템 체계는 그대로 유지시킨채 업무 애플리케이션만 차세대형으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집을 완전히 허물지 않고 내부 구조를 바꾼다는 점에서 리모델링이다. 그러나 당시 리호스팅에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최대한 비효율을 줄이려면 사전 시뮬레이션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기존 미래에셋증권 차세대시스템을 통합 미래에셋대우에 적합하도록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8개월~1년 정도가 예상된다. 이미 회사 내부적으로 요건분석과 컨설팅은 완료됐다는 가정하에 시스템 개발에 6~8개월, 테스트에 3~4개월 소요될 것이라는 대략적인 예상에 근거한 것이다.

한편 미래에셋대우가 기존 미래에셋증권 차세대 프로젝트 주간사였던 코스콤을 추가 개발 사업에 참여시킬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SI(시스템통합) 개발 사업자를 선정해서 진행할 것인지도 관련 IT업계에선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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