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년기획] '탈 SI'나선 IT서비스업계, 해법찾을 수 있을까
[2017년 기획/불확실성에 대응하라 – IT서비스②] 탈 SI를 위한 업체들의 전략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013년, 삼성SDS가 금융 및 공공 등 대외 IT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대형 IT서비스기업을 중심으로 한 탈 SI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물론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룹사 SI와 SM사업은 여전히 이들 대형 IT서비스기업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적어도 대외사업에 있어선 외형적으로 SI를 지양하고 신기술에 기반한 IT융합 사업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선 기점이 됐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은 이전부터 탈 SI를 지향해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히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순수한 목적만 포함됐던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을 괴롭히던 고질적인 문제, 즉 그룹사의 ‘현금 곳간’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희석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탈 SI’는 대형 IT서비스업체들에겐 생존의 문제로 다가가고 있다. 인건비에서 마진을 남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여전히 머물러 있지만 이 구조를 탈피하고자하는 각오와 결기는 예전과 많이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IT서비스에 대한 시장은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지금 시장에선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산업계에 혁신의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IT서비스기업 SW역량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중견 IT서비스업계 CEO는 "불과 3~4명의 직원들이 고작인 스타트업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고객사와 프로젝트 계약을 하는 사례도 있다.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기존 SI 적인 시각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거센 시장의 도전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업체들의 IT인프라 시장 진입도 IT서비스업체들에겐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스템 발주와 구축 등 발주 산업으로 분류되던 IT서비스 시장은 클라우드로 인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클라우드는 기업이 필요한 IT장비와 SW를 버튼 하나로 구성,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기업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최적화의 필요성이 있긴 하지만 초기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IT장비 구축에 있어서 점차 클라우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IT서비스대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 활용을 통한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SDS, SK(주) C&C사업, LG CNS 등 대형 IT서비스업체를 비롯해 한화S&C, 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 등이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코오롱베니트, 동부, 동양시스템즈, NDS 등은 클라우드 중개인이라 할 수 있는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핀테크 사업에 뛰어든 곳도 있다. 신세계I&C는 ‘SSG페이’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나섰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1일자로 CJ ONE 영업권을 양수하고 멤버십 기반의 핀테크 사업에 나섰다. 롯데정보통신도 관계사인 이비카드와 함께 핀테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 업체들은 핀테크 시장 진출을 통해 유통과 IT기술을 묶는 O2O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계열사 사업을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서는 곳도 있다. 삼성SDS는 물류 BPO 사업에서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포스코ICT는 포스코와 글로벌 시장에서 설비 및 플랜트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 CNS의 경우 최근 일본의 태양광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LG CNS는 건축면허까지 가지고 있는데. 태양광 사업을 턴키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에서도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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