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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고조된 농협금융…'IT분리' 앞두고 김용환 회장, 독려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농협금융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1월말 설연휴 기간중 예정된 농협 은행, 상호금융의 IT가 각각 분리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점포망을 가진 농협금융으로선 지난 2008년 초 차세대시스템 오픈때 만큼이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이 23일,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NH통합IT센터’를 찾은 것도 이번 사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프로젝트의 막바지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김회장은 “이번 IT시스템 전환을 계기로 농협금융의 IT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최첨단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명칭은 '농협 IT 전환 사업'이지만 그동안 편의상 'IT 분리 프로젝트'로 불렸던 이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금융위원회의 법, 제도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통합운영중인 전산시스템을 은행과 상호금융으로 각각 분리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동안 '통합'에만 익숙했던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되는 'IT 분리'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5년5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LG CNS 등이 주사업자로 참여했다.

◆사실상 2개 은행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 험난한 사업 = 단순히 IT를 분리하는 것처럼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각각 독자적인 은행 시스템을 2개 만들어내야하는 험난한 작업이다.

농협금융지주측도 이 때문에 보도자료에서 '김 회장이 전산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를 점검했다'고 표현했다. 프로젝트 기간은 18개월로 짧지 않았고, 비용도 많이 소요됐다. 4000억원 가까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각각 계정계시스템을 분리 구축한 것을 비롯 물리적으로 시스템을 분리하는 것외에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업무도 많았다. 농협 IT전환 프로젝트는 크게 기존업무를 분리시키는 '전환업무'와 각각 별도의 은행으로 분리되는데 따른 '연계업무'로 나뉜다.

먼저 '전환업무'의 경우 수신, 여신, 외환, 대외 등 계정계 금융업무 전반과 금융자동화기기, 고객, 회계시스템을 분리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꼽힌다.

'연계업무'는 IT분리에 따른 신규 대응 개발과제가 망라된다. e금융, 카드, 금고, 감사, 경영정보 시스템 등이다. 이와함께 법인별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망 구성도 각각 별도로 분리해 재구축했다.

앞서 지난 2015년5월부터 3개월간 IT분리를 위한 운영업무시스템 분석과 요구사항등 분석작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2개월간 진행된 설계단계에선 프로그램, 인프라 용량산정 등 시스템 설계, 법인별 원장설계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IT분리 및 그와 연계된 개발은 2015년12월부터 2015년4월까지 5개월간 진행됐다. 이후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통합 테스트가 4개월간' 진행됐으며, 마지막 순서인 영업점 테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이뤄졌다.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3일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NH통합IT센터를 방문하여 전산시스템 점검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3일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NH통합IT센터를 방문하여 전산시스템 점검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농협, 은행-상호금융 독자 운영 전환 "테스트에 총력" = 특히 농협금융측은 영업점 테스트에선 실제 운영 환경에서 수행한 거래를 개발중인 시스템에서 재수행하고 결과를 상호 비교하는방식으로 정합성을 검증했다. 총 5차계 진행된 영업점 테스트는 서울, 경기를 시작으로 전국 영업점으로 확산시켰다.

또한 이 기간중 영업점 현업 담당자의 집중 테스트도 진행됐다. 총10주에 걸쳐 매 주차별 영업점 직원 22명이 참여해, 총 220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마지막 2주간은 각 사업부서별 최종 업무 프로세스 검증이 진행됐다.

한편 IT전환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실행을 완료했을 경우, 농협은 올해 IT사업은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의왕 NH통합IT센터로의 이전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NH통합IT센터는 기존 양재동 IT센터의 4.2배 규모로 다중 보안 시스템, 자체 전력보급이 가능한 무중단 시스템 등을 갖췄다. 농협금융은 올해 10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농협은행 전산시스템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설 연휴 기간인 1월 27일 0시부터 30일(월) 24시까지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 등 계좌이체 및 조회, 자동화기기(CD/ATM) 입금·출금·계좌이체 및 조회, 타 금융기관을 이용한 농협계좌 입금·출금·계좌이체와 조회 업무가 전면 중단된다.

설 연휴 이후 농협은 보다 안정성이 강화된 농·축협과 농협은행의 독자전산시스템을 갖추게 되어 맞춤형 상품제공 등 대고객 편의성이 한층 향상된 전산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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