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힘 빠졌어도 RPG 사이서 존재감
- 매출 3위→9위…RPG 일변도 10위 안팎서 캐주얼 게임으론 유일
- 국내 업체들 RPG 주력…장르 쏠림에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주말동안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에 오류가 나타났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게임부문 매출 최상위권은 거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포켓몬고’가 3위에서 8위로 내려오면서 한 계단씩 올라간 모양새다.
6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 따르면 예상대로 ‘리니지2 레볼루션’이 1위를 유지 중이다. 포켓몬고가 출시 이후 줄곧 2위를 차지했지만 얼마 전 ‘파이널블레이드’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8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비록 포켓몬고 이용자수가 감소세에 있고 이에 따라 매출 순위도 하락했다지만 역할수행게임(RPG) 일변도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장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선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공교롭게도 매출 10위 안팎 순위에서 외산 게임인 ‘클래시로얄’과 ‘하스스톤’, ‘모바일스트라이크’를 제외하면 국산 게임은 모두 RPG다. 포켓몬고로 인해 대세 장르만을 쫒는 국내 업체들의 사업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낸 셈이다.
좀 더 의미를 부여하면 나이언틱랩스의 ‘포켓몬고’가 RPG 일변도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자 국내 업체들이 증강현실(AR) 게임에 관심을 보였다. AR게임을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둔 곳들이 눈에 띈다. 이용자들의 시선이 AR게임에 쏠린 이때가 출시 적기이기도 하다.
이들 업체가 내놓은 AR게임이 포켓몬고만큼 인기를 끌 것인지는 미지수이나 장르 다양성 측면에선 상당한 의미가 있다. 포켓몬고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이다.
다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한동안 RPG가 대세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국내 업체가 출시를 앞둔 대다수 야심작들이 RPG다. 물론 잇단 모바일 RPG 출시를 나쁘게 볼 것은 없다. 하지만 장르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수록 시장 경쟁력이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RPG를 제외한 여타 장르에선 외산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개발·서비스 노하우를 확보하지 못한 RPG 외 장르에선 외산 게임과의 경쟁에서 여지없이 밀릴 수 있다. PC 플랫폼에서 이미 사례가 있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였던 시절, 외산 전략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들어오면서 단일 게임에 시장 점유율(PC방 기준) 3분의 1 이상을 내준 바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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