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 조성진 대표는 작년까진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었다. LG전자 세탁기 1등 신화를 만든 인물이다. 세계 최초 전자동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세탁기 ‘트윈워시’, 세탁을 하지 않아도 옷을 깔끔하게 유지해주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난 5월31일 방문한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2공장은 조 대표가 LG전자 전체로 퍼뜨리려는 1등 DNA의 출발점. 이곳에선 LG전자의 프리미엄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을 생산한다.
“세탁, 의류관리 등 제품 1개의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 하니라 ‘세탁→건조→다림질→의류관리→착용’까지 의류관리가전 전체의 관점에서 고객 요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세탁과 건조 그리고 옷을 입는 일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연구해 공간과 상황에 맞는 기술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의류관리가전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류재철 전무의 설명. LG전자 건조기와 스타일러는 올 들어 판매가 급증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 생산량은 전년대비 각각 30%와 150% 이상 늘었다. LG전자는 올해 건조기 국내 규모는 60만대 대부분을 노리고 있다. 스타일러는 월 1만대 이상 나가고 있다. 560명의 직원이 주말도 없이 일한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미세먼지 탓에 창문을 열기 힘들어지고 베란다 확장으로 빨래를 널 공간도 부족해졌어요. 한국에서 건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입니다. 물을 버리는 방식과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등을 반영해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의류관리기 역시 냄새제거와 유해세균 제거 등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LG전자 H&A어플라이언스연구소장 김영수 전무는 공간과 상황에 초점을 맞춘 LG전자의 전략이 현재의 성공을 이끈 토대라고 전했다. 고객의 니즈(Needs)를 적기에 맞출 수 있는 것도 능력. LG전자 창원2공장의 의류관리가전 생산과정은 제조라인 입구부터 컨테이너에 실리는 순간까지 채 15분을 넘지 않는다. 제품 조립에 필요한 부품은 작업자가 손만 뻗으면 되는 곳에 자동으로 공급된다. 11초에 1대꼴로 만들어진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 1분기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의류관리가전에 도입한 모듈러 디자인과 재고를 최소화한 공급망관리(SCM), 고객을 향한 혁신 등의 결과다. 창원2공장은 이를 수행하는 최전선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원가절감 등 수익극대화 노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신뢰성 시험을 통해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내놓기 위한 노력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2개의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는 2개의 세탁기 모두 탈수를 해도 이상이 없어야 정상. 이날 LG전자는 와인잔 위에 세탁기를 얹어둔 채 탈수를 하는 시연을 했다. 이외에도 500대 이상 세탁기가 고온 저온 등 다양한 환경에서 고생 중이다.
LG전자 안인근 품질보증실장은 “조 대표도 이곳에서 25년을 보냈다. 여기서 통과치 못한 제품은 소비자를 만날 수 없다. 고객이 사용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모든 시험을 하고 있다”라며 “최고의 품질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LG전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탁물을 세탁조에 넣기만 하면 알아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는 언제 올까.
김 전무는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LG전자도 부서를 새로 만드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진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으며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어떻게 구현하느냐의 단계”라며 “2020년경이면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