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中 슈퍼컴 천하, 자존심 구긴 美…올 상반기 ‘톱500’ 순위 발표
-한국시스템은 8개 포함, 기상청 슈퍼컴이 53위·54위 기록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국제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에서 세계 슈퍼컴퓨터 시스템 순위를 집계하는 ‘상위500대 리스트(top500.org)’가 발표됐다. 지난 1993년 6월부터 시작된 슈퍼컴 순위 발표는 이번이 49번째로 매해 6월과 11월 두차례 발표된다.
올 상반기 역시 중국 슈퍼컴퓨터의 독주가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1위에 오른 중국 우시 국가컴퓨팅센터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가 올해 상반기에도 선두를 지켰다.
‘신의 위엄(神威)’이라는 뜻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초당 9경3014조번의 연산이 가능한 93페타플롭스(petaflops, 초당 1000조회 연산)의 성능을 기록하고 있다. 2위 역시 중국국방기술대학교의 ‘톈허2’가 차지했다. 톈허2는 33.86페타플롭의 성능을 기록하고 있다.
3위는 크레이 XC50 시스템 기반의 스위스 슈퍼컴퓨터 ‘피즈파인트’가 올랐다. 엔비디어 테슬라 P100 GPU가 탑재되면서 이전 성능(9.8페타플롭)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19.6페타플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3위를 기록했던 미국 오크리지 국립대학교의 ‘타이탄’은 4위로 밀려났다. 미국의 슈퍼컴은 타이탄 이외에도 5위(세콰이어), 6위(코리), 9위(미라), 10위(트리니티) 등 10위권 내에 5개 시스템이나 포진했지만 전반적인 순위가 하락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실제 ‘상위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가 발표된 지난 24년 동안 미국이 ‘톱3’에서 벗어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996년 11월 일본 슈퍼컴퓨터가 1,2,3위에 오르면서 딱 한번 벗어난 적이 있다.
이 때문인지 미국 정부는 엑사플롭급 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해 향후 3년 간 2억58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국가별 슈퍼컴퓨터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올 상반기에도 전체 ‘상위 500’ 슈퍼컴퓨터 중 169대를 차지하며 1위를 지켰다.
이밖에 일본의 오크포레스트-PACS와 K컴퓨터가 각각 7, 8위를 기록하며 10위권 내에 들었다. ‘톱10’ 가운데 스위스 1개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중국과 미국, 일본이 상위권을 차지한 셈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4개 시스템이 상위 500위 안에 들었던 것에서 올해에는 2배 늘어난 8개 시스템이 순위에 들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시스템은 기상청의 4호기 슈퍼컴퓨터인 누리(53위), 미리(54위)였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내 서비스 사업자가 225위, 229위, 241위를, 소프트웨어 업체 두 곳이 394, 427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iREMB이 455위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기상청 슈퍼컴을 제외하고는 모두 HPE를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편 올해 발표된 슈퍼컴퓨터의 성능 합계는 1년 전과 비교해 32% 향상된 748페타플롭을 기록했다. 인텔 제온 및 제온파이 프로세서는 상위500대 시스템 가운데 464대에나 탑재됐다. 또, 인텔 제온파이나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한 가속기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 시스템은 74대, 제온 파이는 17개 시스템에 사용됐다. 두 개 모두를 사용한 시스템도 이중 3개나 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HPE를 활용한 슈퍼컴퓨터는 500대 가운데 144대나 됐다. 뒤를 이어 레노버가 88대, 크레이는 57대를 기록했다. 다만 크레이는 성능 측면에선 전체의 21.4%를 차지하며 선두를 기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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