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니스트리트의 SW유지보수 성공 신화, 국내서도 이어질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유지보수 비용 반값”
지난해 8월 국내에 진출한 리미니스트리트가 내세운 구호다. 리미니스트리트는 오라클 DB나 SAP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 약 16개의 주요 기업용 소프트웨어(SW)를 대상으로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주요 SW 벤더는 유지보수라는 명목으로 매년 라이선스의 22%에 달하는 비용을 청구한다. 사실상 5년이 지나면 유지보수 비용을 실제 라이선스 비용만큼 내게 되는 구조다. SAP와 오라클 등이 고객에게 받는 유지보수 비용만 3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들의 유지보수서비스에 불만이 많다.
이것이 리미니스트리트가 설립된 배경이다. 리미니스트리트는 SW 벤더가 제공하는 유지보수 요율 대비 절반의 비용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0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설립된 리미니스트리트는 6월 말 기준 약 20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포춘 500대 기업 중 155개가 리미니스트리트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 유럽지역 위주로 사업을 하다가 지난 2008년 호주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일본에는 3년 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기업 계열사 등 3개 고객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김성열 리미니스트리트코리아 지사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국내에 관련 서비스를 런칭하지 벌써 1년을 맞이했다”며 “직접 영업을 나서지 않아도 먼저 연락을 주는 고객사가 오히려 더 많다. 올해 연말쯤 되면 약 15개 기업과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지사 설립 3년 만에 도요타나 후지제록스 등을 비롯해 100여개 이상 고객을 확보했다”며 “한국도 일본과 같이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리미니스트리트의 강점은 ‘비용’보다는 ‘전문 엔지니어를 통한 신속 대응’이다. 전체 직원의 70%가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 엔지니어다. 아태지역의 경우 이 숫자가 210명에 달한다. 만약 서비스 계약을 맺은 국내 기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의 전담 지원 엔지니어가 먼저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아태지역 전문 엔지니어에게 넘긴다. 해당 엔지니어는 이를 온라인 원격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김 지사장은 “특정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선 10명의 엔지니어를 가져다놓아도 부족하다”며 “리미니스트리트는 글로벌 엔지니어를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 대부분의 문제는 15분 내에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앞단의 한국 엔지니어가 고객과 소통하고, 기술적인 이슈 해결은 같은 시간대에 활동하는 아태지역 엔지니어가 해결하는 식이다.
그는 “지난해 전체 통계를 내보니, 5분 내에 관련 이슈 및 상황을 파악했더라”며 “추가로 개발됐거나 맞춤화된 시스템에 대해서도 부가 비용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고객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받는 글로벌 고객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에 달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SAP나 오라클의 SW가 잘 팔려야, 우리도 덩달아 잘 된다”며 “궁극적으로 오라클이나 SAP가 비용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 같은 업체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이 제공하는 유지보수서비스가 비싸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리미니스트리트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그는 이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ERP나 DB를 클라우드 환경에 올리는 것은 아직 쉽지 않다”며 “ERP나 DB와 같은 코어 솔루션은 온프레미스에서 가져가는 대신 세일즈포스와 같은 SaaS를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IT가 민첩하게 혁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0년에 오라클이 제기했던 소송 이슈과 관련해선, 이미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오라클은 자사가 제공하는 SW 패치를 고객의 서버 대신 리미니스트리트의 서버에 저장하고, 고객이 필요할 때마다 제공해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지사장은 “패치 다운로드를 고객 서버에 받는 것으로 프로세스를 바꿨고, 지난해 소송은 모두 마무리됐다”며 “다만 판결에 따라 리미니스트리트가 일부 지불한 벌금에 대한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리미니스트리트는 2015년 배심원 평결에서 악의 없는 저작권 침해와 일부 컴퓨터 접속 법률 위반으로 오라클에 총 1억2400만달러를 지불하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중 8800만달러 벌금에 대해선 항소한 상황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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