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늘어나는 CPU 머릿수…‘多코어·스레드’ 시대 재개막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인텔과 AMD가 데스크톱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현재 인텔의 CPU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AMD와 경쟁자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지만 14나노 미세공정과 새로운 아키텍처로 무장한 ‘라이젠’이 등장하면서 맞수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최대 16코어(32스레드), 가장 낮은 모델도 8코어(16스레드)에 달한다. 직전 인텔도 ‘코어X 시리즈’를 통해 최대 18코어(36스레드)를 지원함으로써 다(多)코어·스레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2000년대 후반 인텔이 선보인 ‘코어 마이크로아키텍처’는 파이프라인을 깊게 설계해 클록을 높이거나 멀티칩모듈(MCM)을 통한 코어 수 확대에서 벗어나 CPU 자체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 미세공정 개선, 하이-K(고유전체) 재료, 메모리 컨트롤러 내장, 네이티브 코어 설계로 이번 제품보다 한층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이런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어서 클록이나 코어 수를 극단적으로 높이기보다는 전력소비량과 병목현상을 줄이고 효율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AMD가 라이젠으로 전환점을 만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최상위 모델인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코어와 스레드 수를 늘리면서 인텔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 것.

코어는 CPU의 두뇌를 말한다. 말 그대로 코어가 듀얼코어는 2개, 쿼드코어는 4개다. 이론적으로 코어 수가 많으면 이에 맞춰서 성능이 높아져야 하지만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SW) 등의 문제로 한계를 가진다. 옥타코어(8개)가 쿼드코어보다 성능이 두 배가 아니라는 의미다.

스레드는 간단하게 풀면 CPU가 처리하는 명령의 흐름이라고 보면 된다.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인텔과 AMD는 1개의 코어에 2개의 스레드를 붙인다. 물리적으로 코어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한꺼번에 데이터가 몰리는 특정한 순간에는 제법 재미를 볼 수 있다.

코어 수가 많다고 해서 그에 발맞춰 성능이 향상되지는 못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유리한 구석도 있다. AMD도 라이젠 CPU를 발표하면서 이런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성능을 뽑아내기 위한 복잡한 주변 환경은 차치하고서라도 CPU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있어 편리하다. 예컨대 보급형 4~8코어, 중급형 8~12코어, 고급형 14~18코어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경쟁사와 비교해 더 많은 코어 수를 제공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전략이 담겨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기기로 인해 갈수록 쪼그라드는 PC 시장이지만 게이머나 고성능 제품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저렴한 제품은 확실히 싸고, 수익성 위주의 제품은 프리미엄 전략을 펴는 양극화 현상도 일반적이다. 코어X 시리즈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플래그십 제품으로 상대방의 기를 꺾겠다는 의도다.

한편 인텔은 오는 21일(현지시간) ‘8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커피레이크)’를 발표할 예정이다. 마지막 14나노 공정이 적용되는 커피레이크는 6코어가 기본에 개선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할 전망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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