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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대화가 된다’…웨이브 스피커, 반향 일으킬까?

이대호

- 인공지능(AI) 테스트 차원서 네이버 뮤직 이벤트로 일부 물량 풀어
- 웨이브, 네이버 검색 활용…여타 스마트 스피커 대비 강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대표 한성숙)가 스마트 스피커 ‘웨이브(WAVE)’를 국내 첫선을 보인다. 인공지능(AI) 실험을 위해 일부 수량을 네이버 뮤직 프로모션 용도로 풀었다. 네이머 뮤직 1년 무제한 이용권(9만원)을 구매하면 웨이브를 선착순 증정하는 이벤트다.

일본에서 한정 판매 1만엔(약 10만3900원), 정식 판매 1만5000엔(약 15만5900원)의 스마트 스피커를 무료 증정한다는 소식에 어느 정도 호응이 예상됐다. 막상 이벤트가 시작되자 35분 만에 물량이 동났다. 네이버 측은 “이벤트에 적지 않은 물량이 배정됐다”면서도 “국내 정식 발매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주부터 웨이브 스피커를 체험하게 될 국내 이용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난 11일 네이버가 성남시 그린팩토리 사옥 기자실에 시범 설치한 웨이브를 먼저 체험해봤다.

웨이브는 모든 방향으로 소리를 보내주는 무지향성 스트레오 스피커다. 블루투스·무선랜 연결을 지원하며 야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배터리(5000mAh)가 내장돼 있다. 이벤트 가격을 감안한 사운드 품질은 준수한 편이다. 네이버 뮤직 1년 무제한 이용권 결제 이벤트를 통해 웨이브를 무료로 받았다면, 무선 스피커가 하나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웨이브 스피커의 진면목은 따로 있다.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지식 정보 검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표현해 ’네이버와 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타 스마트 스피커와의 경쟁에서 웨이브가 한발 앞서 있는 부분이다.

우선 시험대를 거쳐할 부분이 ‘음성 인식’이다. 별다른 소음이 없는 조용한 기자실에선 3미터 이상 떨어져 대화하듯이 웨이브 이름(짱구야)를 불러도 잘 인식했다. 음악 감상 중에도 별 무리 없이 음성을 인식했다.

여타 스마트 스피커의 경우 주변이 시끄러운 환경이나 음악 감상 중엔 음성 인식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용자 반응이 감지된다. 웨이브도 여러 이용자들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이 부분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브는 날씨, 주가, 환율, 길찾기 등 기본적인 질문에 척척 답을 내놨다. 네이버 본사에서 신림역까지 가는 길을 물으니 거리와 예상 시간을 말해주고 어떤 도로를 거쳐야 하는지도 나열해준다.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클로바앱’ 확인을 요구했다. 웨이브는 스마트폰의 네이버 클로바앱과 먼저 연동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밖에 ‘안녕하세요가 영어로 뭐야’, ‘일본어로 뭐야’ 등에도 곧바로 답을 내놨다. ‘영어로 대화하자’고 말하면 외국인과 말하듯 프리토킹이 가능하다. ‘20곱하기 20은 뭐야’라고 계산도 시킬 수 있다. 레드벨벳 노래 들려줘’라고 요청하니 최근 인기곡인 ‘빨간맛’을 재생했다. 호기심이 발동해 ‘잘하는 욕이 뭐니’라고 묻자 웨이브는 ‘착하고 바른말만 쓴다’며 답하기도 했다.

기자 입장에서 좀 더 욕심이 났다. 짱구야(웨이브 이름)라고 이름을 부른 뒤 빠르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자마자 다른 질문을 던지니 다소 굼뜬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 상황에서 음성 인식이 잘 됐지만 가끔씩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부분은 여러 이용자들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점차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웨이브의 첫 인상은 합격점이다. 웨이브의 국내 정식 판매가 결정될지, 정식 가격이 어떻게 될지 확정된 바 없지만, 이번 네이버 뮤직 이벤트와 같은 기회가 있다면 되도록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적인 무선 스피커 기능에 네이버 AI 기술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 이용자 입장에선 ‘충분히 남는 장사’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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