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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제이스텍, “신규 투자‧기술력 완비로 미래 준비”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제이스텍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비해 대면적 가공 기술(고정도 MOTF)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드론 사업에 신규투자를 단행한다. 최근 에버테크노 인수를 통해 대규모 공장을 확보, 안정적인 생산력도 확보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7 2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정재송 제이스텍 대표는 “오늘 설명회의 키워드는 미래에 대한 준비”라며 “최근 지속적인 선행 기술 개발로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제이스텍은 최근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 매출 안정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고 레이저 본딩 기술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밀 가공 기술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함은 물론 4차 산업혁명에 적극 투자해 보다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이다.

◆폴더블 대비한 레이저 가공 기술 개발=2010년 이전 제이스텍은 레이저 본딩 기술을 10년여에 걸쳐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레이저에 맞는 공정 조건을 고객과 맞춰 가야 하는데, 고객사가 검토했을 때 기존 핫바(hot bar) 방식 본딩에서 레이저 본딩으로 넘어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최근 스마트폰은 베젤이 줄어드는 등 화면이 점점 커지면서 높은 열을 발생시키는 핫바 본딩 대신 초음파 본딩(저음 본딩)이라는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며 “다만 문제는 리페어(Repair)가 안된다. 수리를 위해 다 뜯어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제이스텍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비해 대면적 가공 기술(고정도 MOTF)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레이저를 활용한 가공 기술은 빠르고 정밀도가 높으나 면적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을 가졌다.

제이스텍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정도 마스킹 온 더 플라이(Marking On The Fly, MOTF)’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개발(R&D)이 성공하면 정밀도가 높은 레이저 가공 기술에 마스킹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제어할 수 있어 큰 면적이나 대량생산에 유리하게 된다. 정 대표는 “레이저 장비는 대구경이라도 휴대폰 하나 정도만 커버할 수 있다”며 “휴대폰이 펼쳐지거나(폴더블), 태블릿, 노트북을 커버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 관련 사업에 투자=제이스텍은 4차 산업혁명 육성의 일환으로 무인 항공기(UAV)와 무인항공시스템(UTM) 사업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미국 플로리다의 에어로나이드(Aeronyde)라는 드론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정 대표는 “드론 시장에선 이미 중국이 70~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따라가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으나 중국은 장난감 드론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는 방제시스템. 시큐리티(보안용) 드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드론 사업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제이스텍은 드론을 컨트롤하는 UTM에 집중하고 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는 등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에어로나이드를 통해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 플로리다는 기후적 조건이 워낙 좋고 현지 NASA(미 항공우주국) 등 인력이 많아 개발 여건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캐파 확대, 사업 역량 강화=제이스텍은 올해 3월 10일부터 지난 7월 30일까지 삼성 디스플레이 베트남 법인에 1422억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당시 확보된 기술력만으로 준비를 끝마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나, 막상 캐파(CAPA·생산능력)가 부족함을 깨닫고 발 빠르게 에버테크노를 인수하게 됐다.

정 대표는 “OLED 장비를 납품하게 되고 최근 큰 프로젝트를 베트남에 공급하게 되면서 나름 준비했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캐파다. 그렇게 많은 캐파가 나올지 몰랐다”며 “그래서 준비한 것이 에버테크노 인수다. 오래 전부터 눈독 들여 (인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제이스텍은 공시를 통해 에버테크노의 토지와 건물을 양수한다고 밝혔다. 인수한 건물과 토지의 규모는 제1공장 9421㎡(2850평) 및 제2공장 1만3884㎡(4200평), 대지 2만4992㎡(7560평)이다.

정 대표는 “캐파는 적어도 명실상부하게 1조원 정도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예전과 달리 현재는 고객사가 기술력보다는 캐파가 충분히 되느냐를 보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제이스텍은 물류비용을 줄이는 등 중장기 사업의 생산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R&D 센터도 설립 중이다. 마곡 지구에 900평 정도의 연구소를 확보했으며 대지는 매입이 끝난 상태다.

◆자동차→반도체 시장, 워터젯→레이저 본딩…돋보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정재송 대표는 1986년 워터젯 커팅 머신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며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성공하리라 기대했으나 사업을 처음 했었기에 시장 내용을 잘 몰랐다”고 회상했다. 제작 기간도 길고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이 나기 쉽지 않았다.

이에 정 대표는 반도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옮기기로 마음먹고 1995년 반도체 시장에서 젯텍을 설립했다.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오면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정 대표는 10년 이상 회사를 지탱해준 워터젯 기술의 한계를 깨달았다. 이번엔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뛰어들기에 이른다. 레이저 본딩 기술을 10년 간 개발해 시장에 내놨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장비 기술이 없어 또 다시 5년~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정 대표는 인수합병(M&A)에 눈을 떴다. 2010년 액정표시장치(LCD) 및 모바일 장비 제조업체인 에이에스티를 노렸다. 정 대표는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은 에이에스티란 회사가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도 들어가 있었지만 삼성이라는 큰 회사와도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LCD에서 OLED로의 전환도 함께 이뤄졌다.

중국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정 대표는 “중국도 우리를 배제하고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며 “이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고객사를 실제 유치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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