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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때마다 지적…‘확률형 아이템’, 어떻게 봐야 할까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확률형 게임 아이템’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게임 부문은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고, 그 가운데서 확률형 아이템이 언급된 수준이라 ‘논란이 있었다’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이 매 국감때마다 지적을 받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가상의 보물상자를 파는 유료 수익모델(BM)이다. 이용자는 구매 후 상자를 열기 전까지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모른다. 대박 또는 중박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쪽박’, ‘꽝’이라 불리는 아이템이 나올 수 있다. 쪽박, 꽝은 게임 내에서 이렇다 할 효용이 없는 아이템들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은 대박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최소 ‘중박이라도 노려보자’는 마음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한다. 국정감사나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부문이 바로 이 대목이다. 확률형 아이템이 이용자들의 사행심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사행성 아이템’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방식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방식
◆희귀 아이템 획득 확률, 로또 복권에 비견=실제로 이용자가 운이 대단히 좋지 않은 이상, 대박 아이템은 뽑기가 힘들다. 최상위 희귀 아이템 중에선 0.0001%로 로또 복권 2등 수준의 획득 확률도 존재한다.

1%대 획득 확률을 지닌 희귀 아이템도 뽑기가 쉽지 않다. 100번 뽑는다고 해도 1번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 까닭이다. 제비뽑기처럼 뽑았던 표가 제외돼 나머지 표 중에서 뽑기가 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뽑을때마다 확률이 초기화된다.

최근 모바일게임에선 보물상자를 10개 패키지로 구매하면 1개는 희귀 아이템을 끼워주는 등 일정 구매회수(금액) 도달 시 휘귀 아이템 등을 보상해준다. 이는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오랜기간 불만을 표시해왔고 국회에서 잇단 지적에 나선 끝에 업계가 자율규제 추가 조치를 마련한 결과다.

물론 이 같은 자율규제를 지킬지는 게임사 판단에 달렸다. 말그대로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손해보는 부분은 없다. 지금은 국내에서 이름이 알려진 게임사들 위주로 자율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돈 안 쓰면 못 이겨…경쟁 심리 자극하는 BM=이용자가 이 같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보통은 이용자 간 경쟁 심리가 작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더 강하게 육성하기 위해 구매한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게임 플레이가 편해지는 탓이다.

게임 내에서 강력한 고급 캐릭터나 무기, 장비 상자를 팔거나 플레이 시간이 캐릭터 육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임에서 추가 경험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파는 등의 행위를 ‘게임 밸런스(균형)를 건드리는 BM’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유료 BM이 게임 밸런스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냐다. 보통 다수의 게이머들이 판단하기에 적당한 수준이라면 수긍하고 넘어가지만, ‘돈을 쓰지 않으면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는 BM’에 대해선 거세게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한다. 이른바 ‘페이 투 윈(Pay to win)’ BM이다.

이 때문에 국회나 업계 일각에선 ‘페이 투 윈’ BM이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BM은 게임사 입장에선 출시 초반부터 매출을 올리기가 대단히 편하다. 강력한 페이 투 윈 BM을 설정할수록 지갑이 더 열리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BM도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실망한 이용자들의 이탈이 감지된다.

◆‘착한 게임’ 뜬다…확률형 아이템 비판 이어져=국내 대다수 게임들이 페이 투 윈 BM을 채택하고 있을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완성도와 재미가 뛰어난데다 캐릭터 능력치에 상관없이 스킨 위주의 꾸미기(치장성) 아이템 BM을 선보인 외산 게임들이 시장에 출시됐다. 그 이후 ‘착한 게임’ 열풍이 불었다.

최근엔 중국산 모바일게임 중에서도 ‘착한 게임’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한수 아래로 낮잡아봤던 중국 게임이지만 이제는 콘텐츠 완성도 뿐 아니라 BM에서도 선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현재 흥행 중인 중국산 게임 ‘소녀전선’의 경우 페이 투 윈 BM 없이도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최상위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 게임은 시장 진입을 위한 별도 마케팅도 없었다. 게임 자체로만 입소문을 일으켰고 국내에서 성공한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돈을 쓸 필요가 없는데도 최고매출 최상위권에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국감에선 급기야 모바일게임에 결제 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의원은 지난 19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모바일게임 (결제한도) 리미트는 반드시 정해져야 하고 게임사들이 더이상 확률 게임에 매몰되는 상황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 의원은 "확률형 게임은 완벽한 도박“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확률형 게임에만 빠져 제대로 된 게임은 만들지 않고 있다“고 업계에 일침을 가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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