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인사, CEO 후보군↑…세대교체에 활력(종합)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 16일 2018년 임원인사를 통해 221명의 승진자를 발표했다. 성과주의 원칙은 당연했고 2010년 이후 이어온 외국인·여성 임원 확대 기조도 유지됐다.
전체 영업이익률 60%를 기록에 혁혁한 공을 세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99명이 승진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 인력이 전체 승진자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엔지니어를 그만큼 우대한 셈이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부사장 승진 폭이다. 지난 2015년 18명에서 2016년 12명, 올해 5월 11명으로 줄었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27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부사장 승진 폭을 확대해 향후 사업책임자로 활용할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실시한 사업부문장 인사와도 맞물려 있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이 각각 DS, 컨슈머일렉트로닉스(CE), IT&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의 수장으로 오른 만큼 2기 3톱 CEO 체제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미전실 임원, 전 부문에 걸쳐 승진=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각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부문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각각 전동수, 윤부근, 신종균 사장의 길을 그대로 걷고 있기도 하다. 당시에는 공식화되지는 않았으나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부문장 후보 인력풀을 만들어 후계자 양성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많은 외국계 기업이 활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CEO에 오르는 엘리트 코스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최지성 실장(부회장)까지 구속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는 3년 이후를 내다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사장단 인사에서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업부, 그룹을 포함해 공통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인 사업지원T/F의 움직임도 살펴봐야 한다. 미래전략실 해체 후 이번 인사에서 모두 9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과거 전략팀, 인사지원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등 전 부문에 걸쳐 고르게 배출됐다.
결국 남은 과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인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조직을 쇄신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당분한 세대교체 중심의 2기 3톱 CEO와 실무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부사장(CEO 후보군) 승진자와 함께 사업역량을 한층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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