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제국의 위기는 제국의 몰락이 아닌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추격자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체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독주체제를 강화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각각 21.2%와 11.9%다. 각각 8340만대와 4670만대를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장사를 망쳤다.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은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 여파로 작년 스마트폰 1위는 지켰지만 2017년 4분기 분기 기준 판매량 선두를 애플에 내줬다.
애플은 작년 중국에서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또 이용자가 늘어나며 제품 결함과 소비자 대응 소홀 등이 불거졌다. 스티브 잡스 창업자 사후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우려를 증폭시켰다. 2016년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1540만대로 3위 화웨이(1억3880만대)의 사정권에 들었다.
양사의 악재는 경쟁사에겐 호재. 그러나 2017년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로 위기를 탈출했다. 애플은 ‘아이폰X(1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양사의 강세는 이전처럼 절대적 분위기로 흐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등 최근 부상하는 시장서 고전하고 있응 것이 위험요소다.
중국 업체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화웨이에 이어 오포가 연간 1억대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SA 조사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상위 10개사 중 7곳이 중국 업체다. 이들은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다. 유럽 등 선진시장과 인도 등 신흥시장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통신사 유통망이 강한 북미에서도 세를 불리고 있다.
LG전자는 여전히 바닥을 찾고 있다. 판매량 기준 8위에서 7위로 올라설 확률이 크다는 것이 위안이다. 지난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다. 휴대폰 사업 방향타를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에게 넘겼다. 팬택은 끝내 스마트폰판에 돌아오는데 실패했다. 한국 휴대폰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2곳만 남았다.
한편 국내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 점유율이 70%선에 올라섰다. 팬택의 빈자리는 삼성전자 몫이 됐다. LG전자는 10% 중반대 점유율로 추정된다. 애플은 10%대 초반이다. 고가폰 비중은 감소세다. 합리적 소비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팔린 휴대폰 중 고가폰은 절반이 조금 넘는 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빈자리를 메운 것은 1~2년전 나온 고가폰 중 출고가 인하가 이뤄진 제품과 사양이 올라간 저가폰 등이다. 스마트폰 성능 상향평준화와 공시지원금 하향평준화 영향으로 풀이된다.